2005년 12월 4일 일요일, 눈
그리고 첫.....
모악지맥 2구간 산행을 마치고
맥주 몇 잔으로 갈증을 달랬다.
산행후에 穀茶의 맛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며
문득 조그마한 庵子가 생각이 났다
빌어볼 일도 없지만 그냥 다녀오고 싶었다
나의 고향 암자에....
아침에 창문을 여니 하얗다
이야기를 들으니 새벽 1시경부터
왔다고 한다.
첫 이라는 單語가 좋기는 하지만
암자를 찾아가는게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다행히도 도로 사정은 좋다.
病院에 있는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집에서 갈 수가 있겠느냐고 물어오지만
비온다고 안 가고
바람 분다고 안가고
길 떠나는 일은 늘 같아야 한다고
한마디한다.
因緣이 없는 송광사를 찾았다
절이 나에게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절간에 인연이 없다.
하기야 인연이라는 것은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절간을 둘러보지 않아도 맛과 넉넉함을
알 수가 있다.
그냥 절간 문밖에 서서 처다 만 보아도
오랜 세월의 고달픔을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절간 문 밖에 서 있는데
쏟아 붇기 시작하며 金綱門은 내 시야에서
멀어진다.
절간 문밖에 서 있는데도 마음은
가라앉지 않고 심란해진다.
빨리 病席의 울타리에서 나왔으면 하고
인연도 없는 절간에 마음을 던져버리지만
가지려고 하는 욕심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도 눈은 쌓여만 간다.
나이를 생각하는 것은 제일 간사한 욕심일 것이다.
俗世의 順理대로 따르면 된다고 생각된다.
세상은 참 좋다.
내가 세상 모든 것들에게 害를 끼치지 않을 사람이지만
세상 또한 그렇다.
시내는 눈 때문에 난리구석이다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던 일들이 싫증이 나겠지만
그것은 오늘처럼 첫 이란 말처럼
또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
눈은 소복이 쌓인다.
차곡차곡
그 것도 첫눈이며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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