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녘에 물든 마음
산죽님 글
소리 없이 다가온 바람인 것을
흔적 없이 사라진 바람이거늘
미련 없이 한(恨)없이
홀연히 왔다 떠날 수 있다면
붙잡지도 못할 세월
가슴에 끓어 안고서
절이고 삭이여
지독한 세월 보내지 않았으리라
生과 死가 멀리 있지 않음에
살아 있어 산다 할 수 없고
영원하진 못 한 것이 삶이건만
한평생 새긴 근심 왜 이다지 힘겨운지
정들어 그리웁고
사랑해서 안타까운 삶이여
어느 삶이
떠나는 길 서럽지 않노라고 말하겠는가
저무는 해를 보며
가슴 쓰린 회상(回相)에 눈물 젖지 않겠는가
남겨진 미련이 더 할 수록
흐르는 눈물 주체할 수 없지 않음이던가
윤회(輪廻)의 수레바퀴 돌고 돌아
내세(來世)에 이른다고 말하여도
빈 술잔에 남는 고독과 같이
삶은 허무로다
삶은 기다림 속에 저무는
저 해와 같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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