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때를 가득 안고 가도 좋을 듯합니다.
저 골짜기 너머로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곳
그곳에서 굽이굽이 돌아 물이 흐르고
저 세상 바깥으로 흐르는 물은 천년동안 우리의 육신을 닦아 주던 감로수이겠지.
저 안으로 걸음을 나직이 옮겨봅니다.
찌든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병든 사람, 노쇠한 사람
약 한자, 강 한자
탐욕으로 얼룩진 사람
어진사람, 흉한 사람, 벗어놓을 것도 내려놓을 것도 없는 그런 문(門)입니다.
오직 느끼고 반성하고 후회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의 차이일 뿐입니다.
저 문을 들어서면 더 드넓은 세계로, 자비로운 자들이 가득한 세계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뇌(苦惱)의 세계는 열려 있습니다.
화려한 빛깔, 고운 색으로 변한 山寺의 집은 화려한 세계로 가는 길과 누추한 길이 있음을 말해줍니다. 선택과 수행은 수도자의 몫이겠지요.
또 다른 곳에서 精進을 하고 계십니다.
이 업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흘러내리는 世俗의 産物은 오늘도 묵언수행중입니다.
정갈한 마음이 아니어도 올라봅니다.
그곳은 누구도 갈 수 있는 세계입니다.
내 숨소리를 들어봅니다. 거칩니다. 비약한 발걸음을 받아 줄지 걱정이 됩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지금도 구제를 하고 계십니다.
옛날에는 인간이 범접하지 못할 그런 곳이었겠지요.
지금은 땅을 바라보고 평등하게 자비를 베풀어 줍니다.
저 앞산에도 평온과 풍요로움을 심어놨습니다.
어떤 곳은 침범하지 못하도록 선을 그어 놨지만 이곳의 세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의 때를 가득 안고 가도 좋을 듯합니다.
선한 길은 나에게 흔치 않습니다.
오늘 선한 길과 사색의 길을 두려움 없이 만나고 또 만났습니다.
2015년 9월 3일
頭陀行
[반야사]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는 포성봉 자락을 끼고 도는 석천 계곡변에 있는 반야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720년(성덕왕 19) 의상(義湘)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相源)이 창건하였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그 뒤 수차례의 중수를 거쳐서 1464년(세조 10)세조의 허락을 얻어 크게 중창하였다. 세조는 속리산 복천사(福泉寺)에 들러 9일 동안의 법회를 끝낸 뒤 신미(信眉) 등의 청으로 이 절의 중창된 모습을 살피고 대웅전에 참배하였다. 이때 문수동자(文殊童子)가 세조에게 따라오라 하면서 절 뒤쪽 계곡인 망경대(望景臺) 영천(靈泉)으로 인도하여 목욕할 것을 권하였다. 동자는 “왕의 불심(佛心)이 갸륵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따른다.”는 말을 남기고 사자를 타고 사라졌다 한다. 세조는 황홀한 기분으로 절에 돌아와서 어필(御筆)을 하사하였는데 지금까지도 보관되어 있다. 이 절의 이름을 반야사라고 한 것도 이 절 주위에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신앙 때문이며 문수의 반야를 상징하여 절 이름을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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