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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내마음의여행

1박 2일+1박 - 둘째 날(강원도 태백, 경북 울진 죽변항, 경북 봉화 닭실마을)

by 두타행 2012. 9. 24.

1박 2일+1박 - 둘째 날(강원도 태백, 경북 울진 죽변항, 경북 봉화 닭실마을)

 

- 일시 : 2012년 9월 3일 ~5일(2박 3일)

 

 

아침 7시, 눈을 뜬다.
오늘 일정도 바쁘다.
집에서 끓여온 시래기된장국으로 맛있는 아침을 먹는다.
부산을 떨었지만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휴양림을 떠난다.
어두웠던 땅,
때로는 막장에서 죽음을 각오해야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사투를 벌여야 했던 사람과 땅.......
석탄이라는 단어는 이제는 우리 등뒤에서 멀어지고
이곳에도 변화 아닌 변화가 판을 치고 있다.
카지노, 모텔, 그런 것들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참으로 오랜만에 와보는 땅이다.
강원 땅, 사북과 고한을 거친다.
태백으로 가는 도중 함백산 이정표가 발길을 돌리게 한다.
두문동재에 다다른다.
함백산 길목,
잠깐 걸어보며 시원한 공기를 마셔본다.
태백시내에서 잠시 멈춘다.
고랭지에서 재배한 무와 삶은 옥수수를 산다.
우리는 구운 가래떡과 옥수수를 먹으며 또 한 번 깊은 골짜기로 들어간다.
차는 힘겨운 길을 오르고
저 길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나올까.
그래도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는 이어지고 사람 사는 곳은 간혹 나온다.
긴 터널을 빠져 나온 듯한 기분이다.

 

 

 

시원스런 동해바다가 보인다.
같은 나라의 바다인데도 서해, 남해, 동해가 다 다른 것 같다.
울진의 죽변, 바다로 향한다.
폭풍속으로 드라마 촬영지.......
여기 저기 둘러본다.
바다는 바다대로 아름답다.
죽변항으로 발길을 돌린다.
잡아온 고기가 많지는 않지만 경매가 이뤄진다.
제값을 받으려고 또 한 푼이라도 싸게 살려고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횟집에 들른다.
주인 아주머니 말씀
오징어보다 한치회가 훨씬 맛있단다.
1만원에 7마리인데 두 마리를 덤으로 더 주신다.
잠시 머무른 죽변항을 떠난다.

 

 

- 울진 죽변의 "폭풍속으로" 드라마 촬영 세트장

 

 

 

 

 

 

 

 

 

 

 

 

우리는 경북 봉화 땅으로 가기 위해 불영계곡을 넘는다.
산으로 가로막혀 햇볕도 들어오지 못할 것 같다.
봉화 땅에 도착하기 전에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사람도, 자동차도 쉬어가야 겠다.
자리를 잡고 한치회 등 먹을 것을 펼쳐놓는다.
한잔의 술을 곁들인다.
이제부터 운전은 와이프 몫이다.
오후 늦게 서야 봉화 닭실마을에 다다른다.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4대 길지 중 하나라고 칭송한 닭실마을 유곡리는 알을 품은 암탉과 날갯짓하는 수탉이 포개지는 형국을 하고 있는 금계포란의 명당으로 유곡 권씨의 종가를 이루는 조선 중기 문신 충재 권벌의 고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곳이란다.
비가 내리면서 어둠이 짙어간다.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을 남겨 놓고 말이다.
우리 하루 더 머물다 갈까.
얘들 때문에.......
전화 한번 해볼까
아이들한테 전화를 걸어본다.
아빠, 엄마 하루 더 여행하고 갈건대
걱정하지 말라는 아이들의 얘기다.
봉화 읍내에 들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청량산 방면으로 운전대를 돌린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려 청량산 입구에 당도하니 용케도 불이 켜져 있는 민박집 한곳이 우리를 반긴다.
방값 3만원을 지불하고 여장을 푼다.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하루의 피로와 함께 잠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 봉화읍 유곡리 금계포란형의 닭실마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