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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내마음의여행

2008년 8월의 외유.....

by 두타행 2012. 7. 19.

2008년 8월의 외유.....

 

 

작은 執着과
愛憎에 몰두해야 했던 時間들
그리고
불안과 허탈감으로 이어지는 시간들
사실상 커다란 짐이지만
세상살이가 그렇듯 現實 앞에 아무런 정리도 하지 못한다.


후텁지근하고 습했던
여름의 끝을 달고 떠난다.
시간, 잠, 때때로 먹어야 하는 부담 그리고 일
당분간은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배낭의 무게가 부담만 될 뿐이다.
최소 필요한 만큼의 짐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一抹의 미안함도 안 가져보려 했지만
家族이란 그늘이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발길을 옮겨본다.
대전에 내린 나는 안동 땅으로 향한다.
차안에서 한 아주머니의 電話通話 소음
정말 내 피를 끓어오르게 한다.


필요한 몇 가지를 사들고 봉정사를 찾아간다.
어느 여왕이 찾았다는 봉정사
경북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절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이며, 672년(문무왕 12) 의상이 창건하였다고 하나
창건 이후의 뚜렷한 역사는 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내에는 대웅전, 극락전, 고금당, 화엄강당, 해회당, 적연당, 객료, 양화루, 장경고, 동암, 서암, 덕휘루, 등의

중요 건축물과 고려시대의 대표적 석탑인 3층 석탑이 있다.
이 가운데 극락전은 국보 제15호, 대웅전은 보물 제55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서암에는 독포도덕(獨抱道德)이라는 선조 어필의 현판이 있고, 극락전, 대웅전에는 대장경

판목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내가 생각했던 만큼 고즈넉한 절 집은 아닌 것 같고
어느 젊은 아낙의 은은함과 하얀 속살
욕정인지는 몰라도
난 佛家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차라리 俗世의 흔한 일이라 하겠다.


늦은 시간에
천등산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둠이 지고
좋은 정가가 있어 그곳에 잠자리를 만든다.
안동에 사시는 선배님한테 전화가 걸려온다
극구 오시겠다고 하시며
캔맥주, 과자, 포도, 김치 등을 갖고 오셨다.
캔맥주 하나씩으로 짧은 만남을 가진다.
감사를 드린다
봉정사의 새벽 禮佛을 알리는 범종소리와
풀벌레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만다.


오늘도 햇볕이 좋다.
오늘이 안동 5일장인 것 같다.
장를 보러가기 위해 버스를 타는 村老들의
얼굴에는 설레임이 가득하다
손에 든 물건을 오늘은 얼마만큼 받을 수 있을까
많이 받아야 안동 간고등어도 놔서 사고
거나하게 탁배기도 걸칠 수가 있을 텐데
어릴적 내 고향 5일 장을 보는 것 같다.


지금이나 예나 찐계란은 旅行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나는 까먹고 나머지는 배낭에 넣고 안동 땅을 떠난다.
영주에 도착하니 운 좋게 태백 넘어가는 버스가 곧장 있고
잠깐의 여유가 있어 과자를 사서 먹는다.


봉화 쪽으로 갈수록 뭔가 멀어져 간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에 대한 그리움일까
아니면 갑자기 북적거리는 곳이 생각나서 일까
한적한 봉화 5일장이다.
충청도 버스기사와 경상도 버스기사의 대화 속에 봉화는 異國의 땅처럼 느껴진다.
차창 밖으로 기와집으로 수놓은 마을을 뚫어져라 처다 본다.
아 저게 봉화의 닭실마을 이구나


버스는 봉화의 춘양을 지나 태백으로 넘어간다.
버스표를 잃어버렸다는 할머니
다른 버스기사 였으면 악착같이 받았으련만
버스기사는 충청도 양반답게 웃음으로 넘겨버린다.


소나무의 帝王으로서 韓民族과 生老病死를 함께 해왔으며
임금과 사대부의 棺材로, 속이 황금빛을 띠어 黃腸木이라 불렸으며,
경복궁과 같은 궁궐과 천년 고찰의 대들보로 사용돼 죽어서도
천년의 영화를 이어가고 있는 금강송,
봉화의 춘양목도 그 세월만큼이나 단단하고 꿋꿋하게 보인다.
주변의 風景이 아직도 변하지 않아서 좋다.
이제 막 흐름을 시작한 낙동강은 은빛을 띤다.


태백
그들의 보금자리는 크지 않았다.
저 비좁고 척박한 땅에 어떤 희망이 있었을까
강렬한 한 줄기 빛을 보는 것이 희망이었을까
아니면 이 땅을 떠나는 것만이 희망이었을까
선술집의 희미한 백열등은
늘 막장에 대한 두려움을 홍등가의 골목처럼 대변했을 것이다.


내가 도착한 도시는 그들의 희망처럼 비가 내린다.
날씨가 좋다고 말만 믿고 왔는데...
백두대간의 두문동재
갑작스런 비에 풀잎들이 젖어 있고
금대봉 길의 야생화는 악보 없는 연주를 하고 있다.
아름다움의 찬사보다는
그냥 마음에 담아두기로 한다.
그리고 젖어 있는 대덕산 길을 걷는다.


부랴부랴 태백역으로 발길을 옮긴다.
캔맥주 하나로 목을 축이는데 기차가 연착한다는 안내방송
젠장 하나 더 살걸
영동선
나한정에서 홍전구간의 스위치백구간
일본인들의 철도기술과 토목기술
조선에 대한 발전보다는
광물과 모든 물자에 광분이 되어 있었으니.....
어느덧 기차는 바닷가를 달리고
부리나케 정동진 역을 빠져 나온다.


선술집을 기울여 보지만
맛 좋은 소주집이 없다.
아저씨 다른데 가봐야 비싸기만 하고 하니까
여기서 드이소
여행중 만난 대구분의 말이다
안주는 조개구이다
숯불에 잘 익어 가는 조개는 혼자 먹기 아까운 술이다.
대구분과 합석을 하게 된다.
그는 산을 다니는 나를 부러워했고
술값을 극구 지불한다
숯불이 꺼져갈 무렵 소주는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라는 것을 잊은 채 잠들어 버린다.


바닷가에서 대충 아침을 먹는데
해장술이 생각난다.
난 이 맛에 여행을 다니며
편안함과 또 다른 自由에 행복함을 느낀다.
여행은 또 다시 온다는 기약이 없다.
그저 발길이 닿으면 들리면 된다.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정동진을 등진다.
간간이 내리는 이슬비에 잠자기 좋으련만
새로운 風景과 그리웠던 풍경에 잠을 잔다는 것은
억울한 생각만 든다.
민둥산이 보이면서 웃음이 나오는 것은 왜 일까
증산역도 그렇고
아직은 그런 시간들이 빛을 바래지 않았나 보다


태백을 빠져 나온 열차는 추전터널을 거쳐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난 지금 어디로 가나
마시고 있는 맥주에 멍텅구리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사는 原點으로의 回歸이다.
별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간다.

 

▲  천등산 봉정사 일주문

 

 

▲ 봉정사 대웅전 ....내가 생각했던 만큼 아늑한 절집은 아닌 것 같다.

 

 

▲ 천등산 - 봉정사 주차장에서는 조금 밖에 보이질 않는다.

 

 

▲ 백두대간 금대봉 정상석....

 

 

▲ 금대봉 정상이다 .... 백두대간은 우측으로 뻗어간다.

 

 

▲ 금대봉의 모습  .....  천상의 화원이다.

 

 

▲ 정동진 ....여행은 다시 온다는 기약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