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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줄기를 찾아서/전북의산 산행기

전북의 산 - 오봉산

by 두타행 2011. 12. 7.

 

2003년, 정월 초 사흘날..........
나 홀로 찾은 오봉산,
어느 산을 갈까 망설이다가 호남정맥인 오봉산을 오르기로 한다.
오봉산 들머리부터 많은 눈이 쌓여 있다.
두려움 반, 생소함 반, 호젓함 반, 

나의 선택의 길은 여지가 없었다.
누군가 즈려 밟고간 길을 따라 오르니 하얀 백색의 세계는
나를 압도하는 듯 했다.
쌓인 눈은 내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고

계곡 계곡 마다 달려있는
고드름은 하나의 빙벽을 만들어 내고 그 굴곡은 장엄한 협곡과도 같았다.
누군가 이미 밟고간 자리지만 내가 그 길을 또다시 밟고 간다는 것은
황홀함 이었다.

헌자리가 아니라 새자리임에 분명했다.
정월달에 밟아본 눈이라....
사각 사각..........

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다.
궁상각치우도 아니고 비발디의 꿈틀거림도 아니고 나는 그소리를
오봉산의 본연의 소리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올라 오봉산 제1봉에 도착하니 운암호는 너무나 처량했다.
반은 물과 반은 냉철한 얼음,

만감이 교차하는 듯 오봉산 자기의 모습을 반 나체로 내 보이는 듯 했다.
내가 아는 것은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분기되어 장안산을 거쳐서

오봉산에 당도하고 이내 줄달음쳐 광양의 백운산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는 남해바다로 뿌리를 내려 긴 여정을 마친다.
쌓인 눈을 헤쳐 걸으니 제3봉에 도착한다.
아 ! 오봉산...........
지금 순백의 색을 완전 만끽하고 있다.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을.........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길을 재촉하니 이놈의 등 허리는 더욱더
의기양양 해진다.
내가 밟고간 등 허리는 필시 내가 태어난 땅이라.

무수히 걸린 푯말중에 아름다운 우리나라 길 찾기......
이 땅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 많다.

오봉산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