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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두타행의세상사는이야기

무제

by 두타행 2011. 4. 7.

무제

 

다 바람 같은 거라고
무얼 그리 고민하느냐고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라고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라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라고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라고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라고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불어
    모든 인연과 사연을 공허하게 만든다고

     


    어차피 바람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느냐고
    결국 잡히지 않는게 삶인걸
    애써 무얼 집착하느냐고
    다 바람이라고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다고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가는게 좋다고
    내 괴로움도 바람에 실려버리라고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 빗소리가 나를 죽이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