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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책속의 글

약용의 마지막 詩作

by 두타행 2016. 2. 3.

 

약용의 마지막 詩作

 

 

회혼식 사흘 전에 약용은 붓을 들었다. 오랜만의 일이었다.

 

육십 풍상의 歲月

눈 깜박할 사이에 흘러가

복숭아꽃 활짝 피던 봄

혼인하던 그해 같네

생이별 사이별이

우리 늙음 가져오나

슬픔 짧고 즐거움 길었으니

임근님 恩惠 감사하여라

오늘밤 목란사(木蘭詞)

소리 더욱 다정하고

그 옛날 붉은 치마에

유묵(遺墨) 아직 남아 있네

갈라졌다 다시 합한 것

그게 바로 내 일생

한 쌍의 표주박 남겨

자손들에게 남겨주노라.

 

약욕의 마지막 詩作이었다. 여기서 나오는 붉은 치마는 약용이 귀양살이 할 때 홍씨가 보내준 치마를 이름이었다.

약용은 이것을 받고서 부인의 現身처럼 기뻐하고 감격해했다. 그러고는 그 치마에다 자식들을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었다.

 

 

황인경

小說 牧民心書 下卷 거인의 잠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