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 제2부 『민족혼』 (4∼6권) 줄거리
4권
* 대지진
박건식은 아버지가 5년형을 받고 징역살이를 하는 이유로 풍악놀이의 징채잡기를 거절한다. 그러나 같은 마을의 남상명은 왜놈들이 악독할수록 더욱 힘을 내어 풍악을 울려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박건식의 부친께서도 그리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마음을 굳힌 박건식은 풍악놀이를 나서지만 농악대 앞에 나타난 순사는 농악을 금지한다며 북과 장구를 칼로 찔러 버리고 가 버린다.
백종두는 토지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지주대표를 구성하면서 자기편을 뽑기 위해 고심한다. 지주총대는 총독부의 토지조사사업을 해 나갈 선봉대였던 것이다. 지주총대의 서명이 없는 것과 기한 내에 제출되지 않는 땅은 무조건 국유로 편입시키기로 되어 있었다. 백종두와 이동만은 갖가지 편법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대지주들은 면사무소를 들락거리며 자기네 재산을 지킬 수 있게 수를 쓰지만 약간의 논밭을 가진 일반 소지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 찾아가면서 신세호는 결국 동네 사람들의 신고서를 작성해 준다.
권력을 믿고 만행을 저지르던 지주총대들이 각지에서 폭행을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는 와중에 살인도 일어나게 된다. 차갑수는 얼떨결에 지주총대를 떠밀고 당산나무아래에서 총살당한다.
* 광막한 땅
만주로 온 송수익은 부하들이 오기 전에 최적의 투쟁지를 물색하려 중국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일본군과 싸우기에 여건과 입지조건이 좋고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할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통화로 기지를 정한다.
지삼출과 천수동, 김판술, 배두성 등 같이 의병으로 활동했던 부하들이 건너오자 송수익은 매일 밤 그들을 모아놓고 교양교육과 정신무장을 시켜 독립군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준비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정신을 위하여 모든 부하들의 상투를 직접 잘라준다.
이회영 등이 사비를 들여 설립한 신흥강습소를 둘러보고 오는 송수익은 놀라는 한편 가슴벅차하며 조선의 젊은이들을 독립군으로 양성하기 위해 자신도 힘을 보탤 것을 다짐한다.
* 벽 그리고 벽
만주를 다녀온 공허는 신세호에게 송수익이 사돈 맺기를 원한다고 전하자 신세호는 이심전심이라며 기뻐하며 흔쾌히 승낙한다. 그리고 독립의군부에서 활동하던 임병서가 만주로 피하길 원한다고 말하고 공허는 하루라도 빨리 임병서를 만나겠다고 한다. 그런 그의 신속함에 신세호는 송수익한테서 느끼는 결단력 있는 무인의 체취를 느끼게 된다.
신세호의 집을 나서는 공허는 군자금 마련을 위해 부자와 거상들을 털 비밀 결사 조직을 결심한다. 총독부는 사찰령을 내려 절들의 조직체계를 재정비하고 재산을 불려주어 승려들이 무상이란 도피처에 안주하게 만들었고, 그 전처럼 승려들은 의병으로 나서게 되질 않았던 것이다. 거기에 의병은 뿌리가 뽑히고 양반지주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느라 나라는 간곳없이 친일파가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군산으로 와 손판석을 만난 공허는 서무룡이 일본의 앞잡이일 가능성이 있으니 잘 살피라 조언하고 홍 씨의 집에 들러 만주로 향하는 그녀의 마음을 달랜다.
* 오누이
지주총대 나기조를 떠다밀었다는 이유로 총살당한 차갑수의 아내는 결국 실성하여 저수지에 빠져죽고 그의 아들 득보와 옥녀는 거지 생활로 연명한다. 누이동생을 굶기지 않기 위해 동냥을 하던 득보는 아이들이 놀릴 때면 왜놈들에 대한 분노를 삭이며 닷새에 한번은 부모님 산소에 갔다 오곤 한다. 산소에서 내려오다 평소 소리에 소질이 있던 동생의 노래를 들은 주막집 주인의 눈에 띄어 주막에서 머물게 된다. 그러나 옥녀는 주막집 주모에 의해 놀이패에 넘겨지고 오누이는 헤어지게 된다.
* 지화자 잘도 논다.
방대근에게 폭행당한 백남일은 일본까지 가서 치료를 받지만 결국 한 쪽 눈을 잃게 된다. 자연스럽게 헌병에서도 쫓겨나게 되자 애가 탄 백종두는 하시모토와 쓰지무라에게 선처를 부탁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장덕풍은 아들에게서 백종두의 얘기를 전해 듣고 고소해 한다. 그동안 백종두의 출세와 재산불림이 배가 아팠던 것이고 자신을 무시한다 하여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계속해서 순사를 하고 있었고 이제 정미소와 미선소를 세우면 재산도 부러울 게 없게 되는 것이었다.
* 역둔토 특별처분령
하시모토는 그의 농장에서 생산된 쌀과 소금을 일본으로 보낼 때엔 꼭 군산부두에 나왔다. 본국으로 싣고 가는 게 뿌듯한 반면 더 많은 양을 보내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었다.
부두에서 출항하는 배를 지켜보던 그는 이주민들이 부쩍 늘어나는 이유를 쓰지무라에게 묻게 되고 일본이 조선을 영구히 지배하기 위해 이주민의 목표를 2백만으로 잡았음을 알게 된다. 더불어 그 이주민들의 생활을 위해 국유화된 토지를 우선 대여해주는 등의 혜택을 베푼다는 사실도 듣는다.
이렇게 이주해온 일본 농민들은 총독부에서 주는 땅에 집을 짓고, 논을 뺏긴 외리의 한기팔은 분풀이로 일본인집 앞에 똥을 붓고 주재소에서 매를 맞는다.
박병진을 면회간 박건식과 남상명은 일본 이주민에게 우선순위로 땅을 주는 등 사정은 더욱 어렵게 변해가고 있음을 알려야 하기에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박병진은 사정이 그렇다 하더라도 땅을 포기 하지 않아야 함을 당부한다. “다덜 맘 강단지게 묵으라고 혀. 사정이 어찌 되든 우리 땅언 우리 땅잉게 끝까지 찾어야 헝께. 우리만 살고 끝내는 목심이 아니여. 그 땅언 새끼덜 것잉게 찔기게 물고 늘어져야 혀, 찔기게
* 양반의 자제들
서울에서 유학중이던 정도규는 어머니 상을 당해 급하게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모친의 주검 앞에서 큰형인 정재규와 작은형인 정상규는 재산싸움만 하고 상주로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 장례가 끝나고 정재규는 자기 몫의 재산에서 반을 내어놓고 형들을 설득하여 재산분배를 끝낸다. 그러나 재산분배가 됨으로써 형들과의 마지막 끈이 끊어진 것 같아 씁쓸하다. 꺼림직 했던 재산분배를 해결하고 홀가분해진 정재규는 나락을 처분하지만 현금으로 받은 돈을 그날 밤으로 공허의 비밀결사대에게 강탈당한다.
* 떼도둑의 소문
세상은 뒤숭숭해지고 일본 헌병과 순사들의 기세는 갈수록 등등해 졌다. 그러나 아이들은 헌병들 몰래 장수탄생가를 불러댔고 어른들은 부잣집만 털어가는 떼도적 얘기를 하면서 그들이 의병 하던 사람들일 거라 추측하며 장해한다.
신세호는 떼도둑 소문을 들으면서 그들이 공허가 이끄는 비밀결사대라 믿으며 무사하길 빈다. 공허는 손판석에게서 하시모토가 5천석을 처분했다는 얘길 듣고 하시모토의 집을 털지만 매복하고 있던 순사들에게 공격당해 도망간다. 공허는 홍씨집으로 피신한 뒤 홍씨와 통정하게 되고 홍 씨는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송수익을 떨쳐낸다.
* 뿌리 뽑힌 나무
보름이 시아버지는 토지조사사업으로 밭을 뺏기게 되자 측량하는 면서기를 괭이로 찌르고 동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당한다. 시아버지만을 믿고 살던 보름이는 어린 아들 삼봉이와 단둘이 남게 된다. 결국 아들과 먹고 살기위해 산을 내려온 보름이는 군산의 손판석을 찾아가고 그가 관리하는 창고의 낙미쓸이로 일하게 된다.
* 국민 군단의 깃발
하와이에 이민간 방영근은 10년 세월동안 고향을 그리워하며 산다. 그 사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파인애플 농장으로 옮긴 그는 다른 조선노동자들이 그렇듯 처음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일하게 된다.
조선노동자들은 다른 나라 노동자들보다 부지런하면서 일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나은 대접을 받아 독방을 쓰기도 했다. 오로지 돌아가는 것만을 생각하던 조선노동자들은 계약이 끝나도 돌아갈 뱃삯이 없어서 계속 일해야 했고 그사이에 사진결혼으로 온 조선처녀들에게서 고향의 수탈소식을 듣고 의욕을 상실하기도 하고 더욱더 많은 성금을 국민회에 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결국 그들은 10년 동안 고향에 소식을 전하지도 못하고 하와이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 하와이에 도착해서부터 방대근의 친한 동료였던 남용석은 사진결혼으로 왔다가 도망친 김말녀를 구해주고 결혼식을 한다.
5권
* 어둠 저편의 새벽
만주로 온 조선인들은 강가의 습지를 개간하여 논농사를 짓는다. 밭농사밖에 할 줄 모르는 중국 사람들이 <메기>라고 부를 정도로 조선인들은 한사코 강가에서 농사짓기를 고집했고 보잘것없는 소출이나마 논농사를 이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농토로 일구어 놓으면 중국인 지주들이 나타나 소작료를 요구했고 개간해준 공로를 인정해 소작료를 낮춰보고자 하지만 소용이 없다.
만주 땅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자치기관인 부민단은 이런 사실을 알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어 사람들은 비감에 젖는다. 또한 부민단은 동네단위로 무장 자치대를 설치하고 밀정 등이 숨어들어오면 서로 연락해 처치하기도 한다.
* 하루살이
쓰지무라는 새로 발령받은 주재소장에게 조선인의 끈질긴 근성을 방심하지 말라고 다그치고 하시모토는 말을 돌려 가며 백종두를 모함하기 시작한다. 백종두는 쓰지무라 과장의 이름을 팔아 면민들의 쌀을 독점하고, 항의하는 부자 양반들에게도 쓰지무라의 이름을 팔아 협박을 한다고 모함한다. 그러나 이것은 백종두가 하시모토에게 알리지 않고 죽산면장의 권한으로 몰래 토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하시모토가 꾸민 일이다.
* 떠도는 구름
동척에 항의하다 태형을 심하게 당한 외리의 김용철은 집나간 아내를 찾아다닌다. 그러나 결국 마을 어귀의 당산나무 아래에서 죽게 되고 같은 동네 사람들은 곡식을 추려 장사를 지내준다.
한편 득보는 거지 행각을 하고 어릴 때 헤어진 동생 옥녀를 찾아 각지를 떠돌아다닌다. 박병진은 결국 감옥에서 옥사하고 외리의 주민들은 박병진의 아들 박건식을 땅 찾기 운동의 대표자로 선정한다.
* 두개의 덫
양치성에게 약점을 잡힌 서무룡은 그 후 부두 노동자들 사이에서 정보수집활동을 하고 다닌다. 점점 친일로 기울면서 건달이 되어 가던 서무룡은 수국이를 닮은 보름이를 보게 되고 보름이의 환심을 사려 노력한다. 미선소 일을 끝내고 가는 보름이를 본 장칠문까지 보름이 주위를 맴돌자 보름이는 위협을 느끼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 참고 견딘다.
* 혼약과 훼방꾼
삽괭이를 들고 새벽에 나서는 신세호는 손수 농사를 짓게 되면서 느껴지는 자연의 경이감에 감탄한다. 그러나 곧바로 야유조로 시비를 거는 양치성을 만나게 된다. 양치성은 송수익과 사돈을 맺으려 하는 이유를 꼬치꼬치 캐물으며 혼약을 하게 되면 힘들어질 거라고 협박을 하고 떠난다.
송수익의 생존사실이 알려질까봐 불안해진 신세호는 급한 마음에 전주고보까지 걸어가고 사위될 송중원을 찾는다. 그리고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다짐시킨다.
* 멀고 추운 땅
공허는 만주의 송수익에게 군자금을 전달하러 기차를 탄다. 잠시 정차한 평양역에서 내린 공허는 게시판에 걸린 의병대장 채응언의 방을 보고 그의 용맹함에 존경을 표한다. 기차와 마차를 갈아타면서 만주로 향하던 공허는 마차에서 장사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분개한다. 그들은 만주의 마적떼 속에 조선인이 끼어 있다고 단정 지었으며 그 얘기야 말로 왜놈들의 사주를 받고 일부러 퍼트리는 악의적 소문이었던 것이다. 통화로 가는 마차에서 대종교도 한법린을 만나게 된 공허는 그의 친절함에 옷을 구해 입게 되고 「우리 한 몸, 한 몸이 다 조선입니다. 몸 보존 잘하십시오」라는 말에 대종교에 관심이 끌리게 됨을 느낀다.
* 음지의 길
손판석이 뒤를 봐주고 낙미쓸이를 하면서 쌀을 조금씩 훔쳐내던 보름이는 장칠문에게 들키게 되고 그를 빌미로 잡은 장칠문의 첩이 된다. 화가 난 장칠문의 아내에게 폭행을 당한 보름이는 유산하고 병원에서 퇴원하다가 경찰서 계장 세끼야의 눈에 띄고 그의 첩으로 넘겨지게 된다. 보름이를 좋아하던 서무룡은 장칠문을 죽이려 하나 기회를 잡지 못한다.
* 두 조각난 배
하와이의 매음가에도 조선 여자들이 서넛 있었다. 사진결혼으로 하와이에 왔다가 남편과 뜻이 맞지 않아 도망을 친 여자들이었다. 방영근은 그런 그녀들이 못마땅했지만 속사정을 듣고는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남용석은 사진결혼에 속았다며 뛰쳐나온 말녀를 우연히 구해주고 아내를 삼지만 결국 이혼하게 된다. 말녀는 이승만이 하는 학교에서 봉사한다며 가정도 돌보지 않고 남편을 항상 무시하곤 했다. 국민회의 박용만과 외교점진론자인 이승만의 의견충돌처럼 남용석과 말녀는 지지하는 사람도 틀렸고 생각하는 방법도 틀렸던 것이다.
* 일본제 고무신
면장직을 면직당한 백종두는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 비웃는 눈초리 때문이다. 고민하던 백종두는 아들의 말을 듣고 바로 호남친화회를 발족하고 회장직을 맡으면서 기가 살아난다. 백종두가 면직 당하자 마자 그를 외면한 장덕풍은 당황하게 된다. 이동만은 경성에서 열리는 조선물산공지회를 관람하기 위해 농감들로부터 요시다의 경성나들이 비용을 뜯어낸다. 물론 자신 역시 경성에 가며 요시다와 따로 간다는 언질을 잊지 않는다.
정재규는 동생 정상규에게 경성의 조선물산공진회에 같이 구경 가자고 제의하지만 정상규는 만석꾼의 꿈을 이루기 전에는 헛돈 안 쓴다며 거절한다. 그 구실로 틈이 벌어진 형제애를 회복해 보려던 정재규는 아쉬워하고 결국 혼자 경성으로 향한다. 경성에서 유학중이던 정도규는 물산공진회에 조선인들이 북적거림을 보고 추태라 생각하면서도 아내에게 보내기 위해 고무신을 사게 된다. 그 고무신이 조선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던 그는 일본의 예리한 관찰력과 정확한 상술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 책바람 서당바람
물산 공진회가 끝나자 한반도의 곳곳에서는 고무신 바람이 불게 된다. 고무신은 고운 모양새뿐 아니라 발도 편해서 짚신과 많은 비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무신을 보고 탐이 난 장덕풍은 도매상 독점권을 차지하기 위해 고무신 회사를 찾아 가지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공허는 김제포교당 도림스님에게 신한독립사의 필사를 부탁하고 각 서당의 젊은 선생들을 만나 한국통사를 전한다. 도처에 생겨나고 있는 신식 서당에서는 한글은 물론이고 산술과 역사까지 가르치고 있었고 공허는 그들을 돌며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다닌다. 마지막으로 죽절리의 홍씨집에 들른 그는 홍씨가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 만주별에 뜨는 샛별들
방대근이 신흥 무관학교를 졸업하는 날 감골댁은 물론이고 수국이도 기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막내아들이 군관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지만 왜놈들과 직접적으로 싸워야한다는 생각에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졸업식날 감골댁을 필두로 수국이와 송수익, 지삼출, 배두성, 필녀 등이 뒤따랐다. 졸업식장에 참석한 송수익은 졸업생 윤주협, 노병갑, 김시국, 권혁도 등을 소개 받고 그들에게 공화주의를 강조한다. 그리고 방대근에게 졸업선물로 "백호"의 필서를 선물 한다.
* 난데없는 지주들
일본은 비탈 밭과 빈터에 뽕나무 심기를 강요하고 나선다. 그러나 강제로 심게 하면서도 그 묘목은 공짜가 아니었고 조선농민들은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기만 한다. 뽕나무의 증가로 견사공장도 늘어나고 공장들은 조선처녀들을 모집한 뒤 공장에 반강제로 가둬놓고 노동력을 착취한다.
박건식, 남상명 등은 동척에 빼앗겼던 논이 하시모토에게 넘어가게 되자 소작까지 떼이게 된다. 하시모토를 찾아가 소작권을 주장하려던 그들은 사나운 개들에게 물리기만 한다.
한편 신세호네 동네에서는 소작마저 떼이고 살 길이 없어진 네 가구가 만주로 향하게 된다. 그들을 배웅 나온 신세호는 네 사람의 가장에게 당산나무 아래 흙을 한 주먹씩 건네고 무언이지만 고향을 잊지 말 것을 다짐한다.
* 민심의 노래
헤어진 동생을 찾아 헤매던 차득보는 장흥에서 한 늙은 거지를 만나게 된다. 늙은 거지는 장타령 부르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장타령은 사람들 마음속에 들어있는 아프고 쓰리면서 말로 못하는 사연들을 담아야 듣는 이의 가슴에 맺힌 한이 풀린다고 한다.
전주고보에 재학 중인 송중원은 민족의식 고취를 위한 창가보급회에 가담하며, 조회시간에 일본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훈육 주임에게 호되게 맞는다. 고보 1년 선배인 이광민이 일본에 유학가기로 정했다며 송중원에게도 유학을 권유한다.
* 수전 민족의 기질
양치성은 총독부에서 정신 재무장을 위한 교육을 받고 첩보원으로 배치 받는다. 총독부의 강사는 조선인이 수전 민족의 특징을 고루 갖추었으며 그들은 끈질기고 영리하다며 조선인의 끈질김에 유념하고 주시해야 된다며 강조한다. 한편 서무룡은 일본 헌병대의 묵인아래 폭력조직을 구성하여 그들의 보호 아래 친일 행각을 하게 된다.
6권
* 회오리 바람
정신 재무장 교육을 받은 양치성은 압록강변의 일본군 나남수비대에 배속된다. 그리고 등짐장사로 가장하고 만주에 침투하여 독립운동가들의 색출에 나선다. 한편 송수익은 통화현 대종교 교당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주해오는 동포들에게 민족의식과 독립투쟁의식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새로 개척되는 지역을 소개시켜 정착토록 한다.
일본은 간교한 술책을 부려 중국 관헌들과 함께 통화현 대종교 간부교도를 체포하려 한다. 소식을 접한 송수익은 책임자 한법린과 함께 무송현으로 피해 그곳 무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훈련을 가르친다.
* 육혈포 강도
폭력배 두목이 된 서무룡은 그가 좋아했던 방수국을 강간한 뒤 명씨박이눈이 된 백남일에게 분풀이를 하며 세끼야가 출근하고 없는 틈을 타 보름이 집을 찾아 그녀의 몸을 뺏곤 한다.
정재규는 대한광복단으로부터 독립운동자금을 내놓으라는 포고문을 받고 경찰서에 신고하지만 경찰 대신 서무룡의 건달패들을 배치 받는다. 그러나 그들은 경호는 신경 쓰지 않고 침모의 딸을 겁탈하는 등 행패만 부리며 돈도 뜯어낸다. 대한광복단은 군자금 조달을 위해 지주들에게 통고문을 띄우는 공개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허는 조달방법의 실효를 믿지 않아 그 조직에 가담하지 않았다.
* 서당을 없애라
국내에서의 서당교육의 양적확대와 질적 향상은 국외에서의 독립군양성과 함께 나라를 되찾기 위한 두 가지 중대 사업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총독부는 <서당규칙>을 공표하여 서당활동을 제한한다. 공허는 자신이 선을 대고 있는 서당선생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그들을 바쁘게 만나고 다닌다. 그리고 먼저 신고서를 제출한 뒤 그 다음 방안을 찾아가자고 당부한다. 토지조사사업으로 하시모토는 죽산면의 반을 넘게 차지하는 대지주가 되어있었다
* 뙤약볕, 진펄밭
정도규가 일본유학을 떠나려고 하자 그의 두 형은 재산을 대신 맡아준다 선심을 쓴다. 그러나 정도규는 살림을 아내에게 맡기고 그렇게 일을 꾸미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한스럽고 서글프다.
정도규는 서당 동문이었던 유승현 집을 방문하나 그는 야학에서 금지 사항을 교육했다는 이유로 주재소에 끌려가 있었다. 정도규는 주재소에서도 유승현을 면회하지 못하고 귀가하고, 귀가 중 조선아이들이 일본아이들에게 행패를 당하면서도 부모들이 소작을 떼일까봐 대항하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 만주의 함성
등짐장수로 가장한 밀정 양치성은 통화현에 들어서면서 전라도 사람들이 마을을 이룬 곳에 도착한다. 전라도 김제 사람들이라는 말에 조금 망설이지만 마을에 대종교 교당이 있다는 말을 듣고 들어갈 결심을 한다.
처음 보는 얼굴인 탓에 양치성은 지삼출 등에게 수색을 당하지만 세심한 수색에도 불구하고 정체가 탄로 나지 않게 된다. 신분을 확인당한 뒤 양치성은 주기적으로 마을에 찾아오고, 정보를 캐는 한편으로는 필녀를 앞세워 수국이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한다.
송수익은 방대근과 김시국 등을 데리고 연해주에서 총을 구입하기 위해 신한촌 한인 청년단 간부 윤철훈과 조강섭을 만난다. 한인 청년단은 소련의 백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조직되었으며 단원대부분이 공산 당원이 된다. 윤철훈이 방대근 등 일행에게 한인 청년단 가입을 제의하자 방대근은 조직의 일원으로써 조직의 허락 없이는 가입이 어렵다고 대답하며 앞으로 협동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한다. 현명하게 대답하는 방대근을 바라보며 송수익은 마음 뿌듯하게 생각하고 그 동안의 만주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으며 만주 땅에는 수많은 방대근을 키워냈음을 믿는다. 독립지사 39인의 이름으로 범민족의 대표성을 확보한 최초의(대한독립선언서)가 발표된다.
* 폭풍전야
장면 1 : 상해 신한 청년단 모임 – 여운형, 김구, 장덕수, 조동호, 신석우 등 독립운동가들이 선언서를 읽어보며 파리 강화회의와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독립건의서를 전달하기로 결정한다.
장면 2 : 미국 워싱톤 국무성 앞 - 미국국무성이 한인대표로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파리 강화 회의에 참석하려는 정한경, 민찬호, 이승만 등의 출국을 불허한다. 미국의 속뜻을 의심하며 외교독립론에 회의를 제의하는 정한경과 민찬호와는 반대로 이승만은 미국은 조선의 편이며 미국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면 3 : 동경유학생 웅변 대회장 - 동경 조선인 유학생 5백여명이 모여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다 경찰들에 줄줄이 잡혀간다.
장면 4 : 하와이 국민군단 훈련소 방영근을 비롯하여 하와이에 이주해 온 조선남자들은 목총을 가지고 열심히 군사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음에 방황하며 토론하나 속뜻을 몰라 답답하긴 교관이나 훈련생들이나 마찬가지다.
장면 5 : 간다쿠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 신년 유학생들은 모여 진지하게 회의를 한 후 뜻을 같이 하기로 결의한다.
장면 6 : 중앙학교의 밤모임 조선에서는 독립운동의 민족대표를 뽑고 선언서 작성 할 사람을 선정한다.
장면 7 : 전민족의 운동으로 확대 결정 시기가 적절하다는 식자층의 지지로 최대의 참여와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참여범위를 확대하기로 한다.
장면 8 : 동경의 2·8 독립선언 조선기독교 청년회관에 6백여명의 학생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장면 9 : 한국위임통치 청원사 발송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승만은 조선의 위임통치를 부탁하는 청원서를 미국에 제출한다.
장면 10 : 모든 운동세력들의 대연합 기독교, 불교, 천도교 할 것 없이 모든 종교세력들이 연합하여 독립운동선언에 참가하기로 한다.
* 폭발하는 화산
탑골공원에서는 학생들의 선창을 따라 긴 대열을 이룬 군중들이 계속해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공허스님은 도림스님과 함께 대열에서 빠져나와 그 감격스런 장면을 보며 콧날 매운 감격과 가슴 뻐근함을 느낀다. 탑골공원에서의 만세운동을 보고 기차를 탄 공허는 도림으로부터 건네받은 독립선언서와 지하신문인〈조선독립신문〉을 배포하기 위해 이리역에 내리고, 자신보다 먼저 서울소식이 와있음에 놀란다.
독립선언서를 등사하고 거사시일을 앞둔 공허는 군산에서의 만세운동소식에 또한번 놀라게 된다. 군산에서의 시위확산을 위해 신세호를 만난 공허는 이미 신세호가 독립선언서를 읽어봤음을 듣고 군산의 시위와 학생조직이 직결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곧 전주에서도 시위가 일어날 것을 직감한다. 이틀 뒤 전주에 이어 이리, 강경에서 만세열풍이 일어났다. 그런데 학생이 주도하지 않은 시위가 김제 장날 장터에서 불이 붙었다.
공허는 김제장터에서 시위하던 거렁뱅이 차득보에게 전단의 운반과 주재소 등을 정탐하도록 한다. 고종황제의 장례가 끝나자 경찰과 헌병대에서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다. 시위진압 과정에서의 무력진압은 물론이고 10여년 전 의병들을 잡아다가 저지른 만행을 재현하듯 만세운동에 가담한 사람들을 동네주민들 앞에서 처형한다. 만세운동 중 김춘배는 순사의 칼에 찔려 죽고, 박건식은 여러 시위대들과 밤이면 일인들의 농가를 기습해 불을 지른다.
백종두는 친화회의 건달패들을 이끌고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가 야간기습을 당해 몰매 맞아 죽는다. 누군가의 밀고로 야간 활동이 경찰에 알려지자 도망 다니던 박건식은 가족들과 함께 목포로 피신 이주한다.
* 무장 투쟁의 대열
3월 만세 시위를 계기로 만주 서간도에는 여러 개의 단체가 생기고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군정부와 대한독립단이었다.
군정부는 공화주의를 표방하고 대부분 신학문을 접한 대종교 교도들이었으며 대한독립단은 복벽주의를 주장하는 거의가 평안도 양반출신들이 모인 단체였다.
군정부에 속한 지삼출과 방대근은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만세시위 주동자로 피신해 오거나 독립투쟁에 나설 각오로 집을 떠나온 젊은이들을 맞이한다.
통화시가지에서 만세 시위를 하던 수국이를 본 지주 추가 아들이 그녀를 첩으로 삼으려 강압하자 방대근이네 세 식구는 송수익의 소개로 북간도로 이주하여 정의단의 환대로 정착하게 된다.
북간도에서도 만세시위를 계기로 독립운동단체들이 17개나 생겼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대한정의단과 대한국민회였다. 상해임시정부를 유일 정부로 인정함과 아울러 그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 대한정의단은 북로군정서로 명칭을 바꾸며 대한국민회도 상해임시정부를 지지하며 통합노력에 호응하고 나섰다. 그러나 서간도의 대한독립단과 북간도의 군무도독부는 상해임시정부가 임금을 받들지 않는다며 호응하지 않는다.
한편 김시국은 감골댁을 찾아 수국이와 결혼을 청하나 수국이로부터 거절당하고 밀정으로 스며든 양치성에게 살해당한다.
* 가면극
미국정부가 1917년 동양인 절대배척법을 제정, 사진결혼을 중단시키자 장가를 못 든 조선남자들의 수가 장가를 든 수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러나 하와이나 중국여자들과의 결혼은 절대 하려고 하지 않았다.
3.1만세 소식이 바다를 건너오자 하와이도 들뜨며 만세 시위가 벌어졌다. 방영근은 교회를 찾아 목사의 손을 빌려 고향에 편지를 띄우나 답장을 받지 못하고 점점 말이 없어지며 우울해져 갔다.
한편 최유강과 안재한은 주재소의 협박으로 친일단체인 자문위원회에 가입되며, 서무룡은 경찰의 사주로 일심회, 장덕풍은 보광회 회장을 조직한다. 일제는 그전의 폭력통치를 호도하기 위해 허울 좋은 문화정치를 표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 독립전쟁의 깃발
3.1운동에 앞장섰던 젊은이들이 상해로 몸을 피신하고 그들은 상해임시 정부에서 소개하는 여러 독립군 단체들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여 배속된다.
북간도의 대한북로군은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 수비대에 승리하지만 서간도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합동수색대에 의해 독립군 소탕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송수익의 마을에 들어온 토벌대에 의해 배두성이 살해되고 천수동은 잡혀간다.
만주 땅의 군벌 장작림의 묵인아래 일본군은 서간도 일대를 뒤지고 다녔던 것이다. 또한 마적떼들의 신흥무관학교 습격이 자주 일어나자 폐교시키고 학생들은 서로군정서와 북로군정서의 독립군으로 편성 하게 된다. 봉오동 전투에서 참패한 일본이 장작림에게 압력을 가하여 독립군을 토벌하기로 결정하자, 중국군과 독립군은 서로 타협하여 교전하지 않기로 한다.
일본은 중국군의 토벌이 전혀 실효가 없자 훈춘사건을 조작해 북간도 일대의 조선인들을 마구잡이로 죽이고 마을을 불질러 댔다.
일본은 마적단을 매수하여 훈춘을 습격하여 일본인을 죽이고 그 빌미로 병력을 만주에 투입했던 것이다. 홍범도의 대한독립군을 비롯하여 여러 단체들은 연합하여 청산리 골짜기에서 전투를 벌인다.
김좌진 장군이 이끄는 북로군정서의 소대장으로 청산리 백운평 전투에 참가 한 방대근 부대는 완전한 승리를 하며,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대한독립군과 그 연합부대는 완루구 전투에서 승리를 하고 독립군들은 청산리 일대와 반대쪽으로 길을 떠난다.
* 대학살
간도 출병에 대패한 일본은 독립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농민들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양치성은 농민들의 토벌이 시작되기 전에 영사관 임형사와 모의하여 수국이를 체포한 후 토벌대를 안내하여 감골댁과 그녀의 마을 주민들을 몰살 시킨다. 동생 방대근의 거처를 대라고 취조 당하던 수국이는 임형사에게 강간을 당한 후 양치성에게 넘겨진다.
양치성은 수국이와 함께 감골댁의 시신을 찾아 장사를 치러주는 등 가면의 선심을 쓴다. 독립군들을 뒤쫓다 놓쳐버린 일본군들은 조선농민들 토벌을 더 확대하고, 시교당 예배당 등을 포함 3천여채 이상을 소각하고 1만여명을 살해하였다. 이를 경신참변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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