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 싱그러운 숲이 좋다.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떤다.
싱그러운 숲을 보러 길을 떠나기 위해서다.
식당에 들러 콩나물국밥으로 요기를 하고 운전대를 잡는다.
5월이지만 일찍 찾아온 더위............
땀을 흘린다는 보람이 있을 것이다.
이곳 저곳 아름다운 산하가 눈에 들어오고
내가 가야할 곳에 도착하니 먼저 산길을 떠난 사람도 있다.
한발한발 걸음을 떼어본다.
심장이 요동치고 흘린 땀을 훔친다.
싱그러운 숲이다.
깊은 계곡 속으로 내 발걸음은 빨려 들어간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배낭을 내려놓는다.
어느 곳에서 이런 여유를 부릴 수가 있을까
산이기에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여유다.
어느 나무에 어느 이파리가 피었을까
또 어느 골짜기에 어떤 꽃이 피었을까
1200미터 지점에서 걸음을 멈춘다.
산정이 아니라도 좋다.
여기서 머물다가 가자
시간이 허락하는 데로 놀다가자.
2013년 5월 26일, 일요일, 나 홀로
빨리 달려오지는 않았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간 넘게 달려 08시 50분에 도착한다.
산에 오를 준비를 한다.
09시 06분
저 너머로 산정이 보인다.
저기까지 가려면 꽤나 발 품을 팔아야할 것 같다.
하지만 저 산정이 아니라도 좋다.
어느 능선에, 어느 골짜기에 머물러도 좋다.
09시 16분 싱그러운 숲길이다.
새소리만 들릴 뿐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너덜 길을 밟는다.
09시 22분
고개를 들고 이정표를 본다.
겨우 4백미터 밖에 오질 않았다.
산정은 3km나 남았다.
남은 길은 좋은 생각을 하고 고개는 약간 떨구고 걸을 요량이다.
09시 45분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만난다.
내 뒤를 쫓아오는 산님과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그는 나를 앞서간다.
09시 52분
거의 반이라는 걸음을 하였다.
1천미터에서 1미터를 더한 높이다.
오는 동안 여기까지는 경사진 곳이 없다.
이제부터는 경사진 곳을 올라야 한다.
그리고 숨소리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다른 길로 접어든다.
10시 13분
길이 둘로 나뉘어 지는 곳이다.
다음에 왔을 때 잊어먹지 않기 위해서 주변 지형을 살핀다.
적당한 표시기가 있다.
오고가는 사람이 없어서 편안하게 쉬어간다.
10시 36분
몇 번이나 쉬면서 가파른 길을 올랐다.
길은 뚜렷해서 다행이다.
좌측으로 거대한 바위가 가로막고 있다.
우측으로 발길을 돌린다.
10시 43분
지난해 왔던 곳이 여긴가
기억을 되살린다.
좀 더 가보자
11시 03분
고도계를 맞춰본다.
1,170이 나온다.
그런데 고도계 시계는 11시 09분을 가리킨다.
카메라가 맞는지 고도계 시계가 맞는지 확인을 해봐야 겠다.
정확히 여기다.
쉬어갈 곳이다.
13시 59분
빵으로 점심을 요기하고 어는 산정을 바라본다.
어느 곳은 위용을 드러낸다.
뒤로는 지난날 걸어온 길이 또 백두대간의 한 자락이 운무에 쌓여 있다.
가본 산정도 시야에 들어온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정확하게 어딘지 독도를 해본다.
15시 57분
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온다.
어느덧 출발지로 되돌아온다.
누가 그러더라 이정표에 적힌 거리는 참고만 하라고.....
산에서 거리는 길었으면 길었지 이 보다 더 짧지는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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