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산줄기와만남/조석필의 산경표를 위하여

호남정맥 보고서 - 4. 산경표상의 호남정맥

by 두타행 2011. 6. 28.

호남정맥 보고서 - 4. 산경표상의 호남정맥

 

 

[산경표]상의 호남정맥에는 정맥 뿐 아니라 기맥, 지맥하여 호남지방의 산들은 거의 표시되어 있다. 따로 설명드리는 몇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산경표는 결국 정확하게 백운산까지 찾아가 끝을 맺고 있다. 이것은 다시말해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는 분류상의 원칙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부분적 혼선은 부수적 문제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호남정맥 읽기에서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파일 편집자 주 : [산경표]는 [태백산맥은 없다] 책에 영인되어 있습니다. 혹은 저의 홈페이지에 링크된 안강 님의 싸이트에서 페이지별로 내려받기 하실 수 있습니다)

 

1. 금남호남정맥과의 관계

누차 말한대로 우리는 금남호남정맥을 금남정맥이기도하고 호남정맥이기도한 '공통부분'으로 보기로했다. 그에 따라, 산경표 87페이지를 포함하여 호남정맥 전체의 기둥줄기만 뽑아내본다면 아래와 같다.

 

장안산 노치 수분현 성적산 팔공산 성수산 중대산 마이산 (이상 금남호남정맥) 웅치 사자산 백운산 정각산 유치  색장치 운남치 묵방산 운주산 굴치 칠보산 둔월치 갈치 내장산 백암산 곡도치 멸치 추월치 용천치 금성산성 과실산 옥천산 만덕산 무등산 경산 구봉산 천운산 중조산 여점산 화악산 용두산 억불산 사자산 가야산 주월산 금화산 노주산 금전산 분계치 조계산 동이산 송현 계족산 도솔산 백운산

 

2. 맥간표식의 탈자(脫字)

92페이지 상단 가로쓰기의 맥간표식이 빠져있다고 했다. 이것은 제1계단 마이산의 '見上八七頁' 따위 지시문만 잘 읽으면, 어렵지않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간과하게 되면, 얼핏 93쪽의 굴치에서 호남정맥이 시작하는 것으로 읽게된다. 푸른산 刊 산경표의 우리말 해설부분 23쪽 표1에 그런 실수가 있다. 오해 없기 바란다.

 

3. 분기점 문제

논란의 핵심은 금남호남정맥이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는 분기점을 어디로 볼 것이냐이다. 그것에 관한 [산경표]의 의견과, 지형도 및 실제 답사 결과와의 차이점을 그림으로 그려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그림17-1 [산경표]의 의견

마이산을 분기점으로 본다.

금남정맥은 주화산에서, 호남정맥은 웅치에서 시작하며,

부귀산을 금남호남정맥의 곁가지로 분류한다.

 

그림17-2 지형도 및 실제 답사 결과

마이산은 결코 분기점이 될 수 없다.

금남정맥은 입봉, 호남정맥은 곰치재에서 시작하며,

부귀산은 곁가지가 아니라 금남호남정맥의 일부이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마이산은 분기점이 아니다. 분기점의 정확한 위치는 '모래재 북쪽 0.6km 지점의 야트막한 봉우리'이다(37쪽 표3 참조).  이것을 '주화산'으로 부르자는 의견이 있는데, 고유 명사가 필요한 지점인데도 마땅한 이름이 없기에 본 보고서에서도 일단 '주화산'으로 썼다. 그러나 이 경우 [산경표]상 금남정맥의 시작점인 주화산과의 관계정립이 문제로 남는다.

 

4. 현(現) 지명과의 대비

산경표상의 지명들 중 대략 절반 정도는 현재 지명으로 대치시켜 짐작할 수 있다. 대비 시킨 결과 '확실히 알 수 있는 것, 짐작만 되는 것,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의견은 호남정맥총람(39-42쪽)의 산경표 난에 적어두었다.

그 중 괄호 부분, 즉 [산경표]상 정맥으로 표시되어있고 현 지형도에 그 이름이 있기는 하나 지형도상의 정맥에서 벗어나 있는 것들이 문제이다. 계족산 따위가 그러한데, 일단 산경표의 오류로 보인다. 그러나 혹은 당시의 계족산이란게 정맥상에 있는 다른 봉우리를 가리키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연습 삼아, 산경표 93페이지부터 95페이지까지의 내용을 줄기그림으로 그리는 과정을 아래에 설명해 두었다. 이 부분만 숙지하면 [산경표]를 읽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굴치 ―……― 내장산――백암산──도치――멸치――추월치――용천치――금성산성 (95頁 호남정맥으로)

                                                                      ―무이산 (97頁 무이산으로)

                                ―용구산――몽선산――색치――성자산

                      ―입암산성――노령――반등산――율치――소노령――묵방산 (97頁 묵방산으로)

                                                            ―두승산

                                                    ―취령산――구왕산――고산 (97頁 고산으로)

                                                              ―수록산

                                                    ―배풍치  ―고창치

(92頁 모악산에서) 귀신산――탄현――대평――승가산――도봉산

                          ―봉두산        ―응산――복흥고현

 

함께 풀어보는 순서

1. 기둥줄기를 찾는다. 93頁 기둥줄기(굴치→금성산성)가 95頁기둥줄기(금성산성→…)로 이어짐을 확인한다. 두 기둥줄기 사이의 산들은 원칙적으로 93頁 기둥줄기에서 갈래친 곁가지임을 인식한다.

 

2. 곁가지 중, 계단 체계가 쉽게 파악되는 것부터 써 나간다. '용구산―몽선산…' 과 '무이산'이 그렇다.

 

3. 94頁의 '입암산성―노령…'은 93頁과의 계단 수를 잘 셈하면 알 수 있다.

 

4. '취령산…' '두승산' 따위는 설명 생략한다. 위 표를 보며 어디에서 어떻게 가지 치는지를 익히자.

 

5. 제11계단의 산들 중, '分二岐'가 명기되어 있는 것들은 어딘가에 그 아래 줄기가 있다. 대개 뒤쪽으로 서너 페이지 이내의 제1계단에 동일한 산이름이 나타난다.

 

6. 마지막으로 남은 '귀신산―탄현…'의 출처가 문제이다. 이처럼 기둥줄기가 아닌데도 제1계단에서부터 시작하는 산들은 대개 전전(前前) 기둥줄기의 곁가지 일부가 종이부족으로 넘어온 것이다(무이산 줄기가 97頁 제1계단으로 넘어가 있음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앞쪽으로 서너페이지 이내의 제11계단에 동일한 산이름이 적혀있는게 보통이다.

 

7. 그러나 '귀신산' 만큼은 앞 페이지의 아무데도 없다. 이 때는 지도에서 산줄기 위치를 파악, 잇대는 수밖에 없다. 결과, '귀신산'은 92頁 제10계단의 모악산 줄기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므로 모악산 아래 제11계단에 '귀신산' 석자가 탈자(脫字)된 것, 즉 [산경표]의 오탈자(誤脫字)로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