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표 이야기 둘째 마당 - 2. 강은 흐른다
하나의 강을 이루는 물줄기는 수백, 수천이다. 이 물줄기들은 제각기 독립된 시작점을 갖고 있고, 그것들 하나하나가 강의 수원이 된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이들 모두를 발원지라 해야겠으나, 통일된 기준을 위하여 지리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발원 : 수백,수천 되는 강의 시작점 중에서, 하구로부터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잰 거리(직선거리가 아니다)가 가장 긴 시작점을 특별히 그 강의 발원(發源)이라 한다. 발원은 신비감을 조장하는 상징성 역할 뿐 아니라, 지리학에서 강을 얘기할 때 '하구'와 함께 기준점 노릇을 한다.
본류와 지류 : 발원지에서 하구에 이르는, 가장 긴 하나의 물줄기를 그 강의 '본류'로 삼고 강 이름을 그 줄기에 부여한다. 그 외의 곁가지는 '지류'라 하여 별도의 이름이 붙는데, 그림3의 '오수천' '요천' 따위가 그것으로 모두 섬진강의 지류이다.
강의 길이 : 흔히 '강의 길이' 라고 하는 것은 본류의 길이를 말한다. 섬진강의 예로 보면, 발원지인 상추막이골에서 띄운 종이배가 하구인 광양군 망덕리까지 흘러내려간 거리 212Km가 강의 길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강의 길이'에는 지류의 길이들이 포함되지 않는다. '지류의 길이'에 또한 더 작은 곁가지들의 길이가 포함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유역면적 : 강의 세력을 비교할 때 '길이'로 따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높이는 같더라도 대나무와 느티나무가 차지하는 공간을 상상해보라). 이 때 필요한 것이 유역면적이다. 유역면적이란 지류를 포함한 그 강의 모든 물줄기를 에워싼 지역의 넓이를 말한다. 간단히 말해, [분수계(分水界)에 의해 둘러싸인 면적]이다. 분수계? 그 이야기는 잠시 후에 나온다.
*하구(河口) : 강이 끝나면서 바다와 만나는지점. 크게보면 이것이 강본류의 합수점에 해당한다. |
합수점 : 강의 지류가 본류와 만나는 지점. 합수점은 따라서 육지에 있다.
결과적으로 강의 성격규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는 '하구'이다. 하구에 관해서는 중요한 두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째, 하나의 강은 하나의 하구를 갖는다(하구가 다른 강은 별도의 독립된 물줄기이다) : 결국 섬진강과 금강 물길들은 섞이는 법이 없다.
둘째, 본류와 지류를 구분하는 잣대 또한 그 길이나 세력이 아니라, 하구의 유무에 있다 : 본류는 하구를 갖고 있는 반면, 지류는 합수점을 갖고 있다. 길이 126km의 보성강이 섬진강의 지류임에 반해, 길이 45km의 동진강은 당당한 본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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