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도 저렇게 붉게 탔을까-꽃무릇 산행 모악산
【전남 함평 해보】
◈ 산소개〔모악산과 용천사는....〕
산자락에 일명 꽃무릇이라 불리는 상사화(相思花)가 군락을 이루어 개화기인 9월에는 온 산을 붉게 물들여 보는 이의 가슴마저 불타게 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백경 중 일경에 속한다.
모악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고 내리는 등산 기점은 용천사다. 그래서 용천사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전통사찰 제45호로 지정된 이 사찰은 신라 성덕 경덕왕(742-764년)을 거쳐 행사존사가 창건한 고찰로, 6.25 때 전화를 입어 소실되었으나 대웅전과 요사체는 최근에 복원된 건물이지만 옛 모습을 최대한 살려 놓았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용천이라는 연못이 있는데 이곳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대웅전 왼쪽에 있는 부도군과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에 꿈틀거리는 두 개의 조각, 그리고 대웅전 오른쪽에 있는 유형문화재 제84호인 석등이 옛 영화를 대변하고 있다.
☞ 일 시 : 2004년 9월 5일 (일요일)
☞ 날 씨 : 맑음
☞ 같이 오른 사람 : 홀로
☞ 산행지 교통이용편【자가용 이용】
▶ 갈 때 : 전주에서 김제를 경유하여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IC진입 - 함평IC빠져나옴 - 23번 국도를 따라서 영광방면으로 진행 - 신광면 소재지 바로 지나서 호남슈퍼에서 우회전 - 지방도 838번 도로를 따라서 진행 - 용천사 도착
▶ 올 때 : 영광방면으로 진행하다 불갑사 답사 -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진입 - 서김제IC빠져나옴 - 김제를 경유해서 전주도착
▶ 주요 산행 코스 : 용천사 주차장 → 용천사 → 쉼터 → 한우재 → 모악산 → 용천봉 → 정자 → 체력단련장 → 용천사
☞ 산행 소요 시간 : 1시간 30분(14:30 ∼ 16:00)
☞ 산행 총 거리 : ㎞
14:30 용천사 주차장
14:45 용천사 뒷길(꽃무릇 군락지)
14:55 쉼터
※ 주차장과 한우재로 오르는 갈림길
15:10 한우재(이정표 있음)
15:25 모악산(정상)
※ 안내도 있으며, 갈림길
15:30 용천봉(갈림길이며, 이정표 있음)
15:35 정자
15:45 체력단련장(갈림길이며, 이정표 있음)
16:00 용천사(산행완료)
♣ 참고사항
- 용천사 뒤에 서 있는 모악산 산행길은 전문 산행코스라기 보다는 산책코스로 봐야될 것 같다. 용천사 뒤쪽의 길을 따라서 가면 쉼터를 지나 10여분정도 오르면 한우재에 도착한다. 한우재부터 체력단련장까지 능선길은 평탄하고 걷기에도 아주 좋다. 또한 능선길에는 쉬어 갈 수 있는 의자와 정자가 설치되어 있고, 체력단련장도 만들어져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로 산행하기에 아주 좋다.
- 코스가 짧은 반면에 자기 구미에 맞게 모악산을 기점으로 한 연계산행코스가 많다.(불갑사 등)
- 꽃무릇은 용천사를 중심으로 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군락지는 용천사 뒤쪽과 용천사 입구 조성해 놓은 꽃밭을 따라 올라가면 볼 수 있으며, 만개시기는 9월 중순이 절정이다.[9. 9 ∼ 9. 12까지 용천사에서 꽃무릇 축제가 열림]
♬ 모악산과 꽃무릇 나들이 ♬
♠ 머리가 복잡하다.
예정되어있던 산행길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짓누른다.
지난번 선운사에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꽃무릇이 생각이 났다.
용천사!
컴을 켜고 인터넷을 뒤적였다.
길
어느 길이든 간에 찾아 나선다는 것은 항상 설레임이다.
그 대상이 산이든, 바다이든, 널따란 초원이든, 옛집이든 그것은 나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차의 에어콘을 틀지 않아도 될 만큼 공기가 참으로 신선하고 들판은 서서히 누런색으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용천사에 도착하니 그리 북적대지는 않았고, 아직은 꽃무릇의 향연이 덜 시작되고 있었다.
용천사 뒤쪽의 산을 처다 보니 꽃무릇만 보고 가겠다는 생각이 돌연 뒤바뀐다. 배낭을 들처메고 용천사로 향했다.
햇볕이 강하게 드는 곳엔 여기저기 자연의 오묘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나는 차마 그 붉은 색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고, 쳐다보기조차도 힘이 들었다. 나는 그 우아함에 손도 제대로 대지 못하였다.
용천사 뒷길을 따라서 가니 나를 압도할 만큼 엄청난 숫자로 무리 지어 있다.
쉼터를 지날 즈음 꽃무릇은 돌연 종적을 감춰버린다.
한우재로 올랐다.
꽃무릇한테 뒤질세라 이제는 며느리밥풀의 饗宴이 시작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벌써 다른 시간을 예약하는 것 같다.
우리는 가을을 보내고 있다는 것보다는 왔다는 것에 더 설레이고 삶이 재미있다는 事實에 대해서 가치를 느낀다.
한우재에서 모악산 정상을 거쳐가는 길은 완만한 능선 길이다.
나무숲에 가려져 조망은 없지만 가족들과 걷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더러는 쉬어 갈 수 있는 의자와 정자가 설치되어 있고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기구도 만들어져 있다.
길가장자리에는 등골나물들이 무리지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정자에는 몇 분의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용봉을 거쳐 용천사로 내림길이 이어진다.
용천사에 들러 목을 축이고 다시 꽃무릇을 찾았다.
나무 끝에 걸쳐 있는 뭉게구름이 이 시간을 아름답게 느끼기에 충분함을 더해 준다.
이 곳은 절정이다.
입구에는 다른 꽃들과 조화를 이루어 붉은 빛을 발하고 다른 위쪽은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누군가 애타도록 보고싶고 그리웠던 첫사랑
남몰래 속끓여가며 오매불망했던 첫사랑
타는 가슴이야 오죽하겠지만 첫사랑도 저렇게 붉게 탔을까
서로 만나지 못하는 애절함에 저리도 붉게 탔을까
아 붉게 타는 애절함이여!
용천사를 떠나 불갑사로 향했다
불갑사에는 重創이 한창이며, 많은 무리들을 볼 수가 없었다.
다만 처음으로 보는 노랑꽃무릇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불갑사를 급히 떠났다.
석양이 진다.
돌아오는 길에도 억새와 참싸리 등을 쉽게 만날 수가 있었다.
해가진다는 것
내일이라는 또 다른 시간이 있다.
함평天地에는 꽃과 나비의 고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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