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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줄기를 찾아서/그밖의산 산행기

버리면 그만인 것을 - 조계산

by 두타행 2012. 7. 17.

버리면 그만인 것을 - 조계산
【전남 순천시 송광·쌍암·주암】

 

 

♣ 아차!  이때서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어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 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 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 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한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승가의 유행기)에도 나그네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을 못했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 문을 열어놓아야 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아갈 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리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법정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 산소개〔조계산은 .......〕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쌍암면·주암면 일대의 산. 높이 884m. 소백산맥 말단부에 있으며 광주의 무등산, 영암의 월출산과 삼각형을 이룬다. 동쪽 사면에는 선암사, 서쪽 사면에는 송광사가 있으며, 자연경관이 빼어나 1979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송광사는 ....]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조계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의 제21교구 본사이며, 통도사·해인사와 함께 한국 3보사찰(三寶寺刹)의 하나인 승보사찰(僧寶寺刹)이다. <송광>이라는 이름은 조계산의 옛 이름인 송광산(松廣山)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 일  시 : 2004년 5월 22일 (토요일)

☞ 날  씨 : 맑음

☞ 같이 오른 사람 : 나 혼자

 

▶ 주요 산행 코스 : 송광사 주차장 → 송광사 → 홍골, 피아골 갈림길 → 홍골 →  송광굴목재 → 연산봉 → 연산봉사거리 → 장박골삼거리 → 조계산 장군봉 → 선암사굴목재 → 보리밥집 → 다시 송광굴목재 → 홍골 → 송광사 → 주차장

 

☞ 산행지 교통이용편【자가용이용 약 230㎞운행】

*  갈 때 : 전주(06:40) → 순창(27번국도) → 풍산면(27번국도) → 석곡 → 주암면(18, 27번국도) → 보성방면(18, 27번국도) → 송광사(08:20)

*  올 때 : 역순

 

☞ 산행 소요 시간 : 7시간 (08:35 ∼ 15:35)
#  08:35 : 송광사 주차장(산행시작)
#  08:47 : 송광사
   ※ 불일서적 바로 앞에 등로가 있음(사진 22 참조)

#  09:20 : 홍골, 피아골 갈림길(사진 12 참조)
   ※ 현 위치가 적혀있지 않는 이정표가 있는 곳이 갈림길, 직진하면 피아골, 목다리를 건너면 홍골, 어느쪽으로 가나 조계산 장군봉을 다 오를 수 있음

#  09:55 : 송광사 홍골 대피소(이정표 있음) - 사진 28 참조
   ※ ←송광사 2.3㎞, →선암사 4.3㎞

#  10:15 : 송광굴목재(표지석과 이정표 있음) - 사진 5번과 23번 참조
   ※ ←송광사 50분, ↑장군봉 100분, 선암사 160분, →선암사 90분 보리밥집 25분,  ↓천자암 30분

#  10:35 : 송광굴목재 ∼ 연산봉사이의 숯가마터(사진 16번 참조)
#  10:55 : 연산봉(사진 27번 참조)
   ※ ←송광사 70분, 보리밥집 50분, ↓작은굴맥이재 25분

#  11:07 : 연산봉사거리(사진 13번 참조)
   ※  피아골을 통해서 송광사로 내려서는 탈출구 있음

#  11:30 : 장박골 삼거리(이정표 있음) - 사진 24번 참조
#  11:50 : 접치재 △870(이정표 있음) - 사진 29번 참조
#  11:50 ∼ 12:30 : 중식 및 휴식 취함
#  12:45 : 조계산 장군봉
   ※ 선암사 2.7㎞, 장박골 1.8㎞, 작은굴목재 0.8㎞, 큰굴목재 1.8㎞

#  13:12 : 배바위(사진 15번 참조)
#  13:27 : 작은굴목이재(이정표 있음)
#  13:45 : 선암사굴목재(큰굴목재) - 이정표 있음
   ※ 정상 1.5㎞, 송광사 4.4㎞, 선암사 2.2㎞

#  14:00 : 보리밥집(사진 6번 참조)
#  14:15 : 송광굴목재 ∼ 보리밥집사이 대피소(사진 9번 참조)
#  14:28 : 다시 송광굴목재
#  14:50 : 다시 홍골 대피소
#  15:15 : 다시 홍골, 피아골 갈림길
#  15:35 : 송광사(송광사 관람) - 산행완료
#  16:15 : 송광사 주차장

  
♬ 산행기 ♬
한 달에 한번 있는 이틀연휴를 맞이하여 조계산에 가기로 합니다.
4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그만 늦잠을 자버려 6시에 부랴부랴 일어나 대충 씻고 송광사로 출발합니다.

들밖에는 농사일로 분주하기만 합니다.
과속한 탓에 08:20 송광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주차료(소형승용차 기준) 2,000원을 지불하고 차를 주차시킵니다.
나 홀로 다방에서 커피 한잔 뽑아 마시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군요
입장료 2,500원을 내야합니다(어른 1인 기준)
청경각을 지나 호젓한 송광사 길을 걸어갑니다.
10분 정도 걸으면 송광사 입구에 있는 불교서적을 판매하는 불일서적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가 산행들머리입니다. 등산로는 우측으로 나 있고 조그마케 등산로라고 적혀있습니다. 08시 47분
우측으로 난 길을 5분 정도 걸으면 조계산 등산안내도가 있고 바로 앞에 좌측으로 내려서는 계곡길이 있습니다. 이 길이 등산로입니다.

 

계곡을 끼고 있는 이 등로는 넓고 호젓하기만 하답니다.
이 등로를 따라 한 50분 정도 걸을까요 나무다리도 2∼3개 만나게 되고 그러면 홍골, 피아골 갈림길에 도착하게 됩니다.  09시 20분
이 갈림길은 현 위치가 적혀있지 않는 이정표가 있답니다. 여기서 직진하면 원시림의 피아골을 경유해서 조계산 장군봉을 오르는 길이고 우측의 목다리를 건너면 송광굴목재를 경유해서 선암사로 가거나 장군봉에 오르는 길입니다.
저는 원래 피아골로 오르려다가 잘못 판단하여 홍골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홍골도 참으로 좋더군요 깨끗한 계곡과 울창한 숲,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
약간은 너덜지대와 돌계단을 오르면 돌로 지어진 홍골 무인대피소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는 이정표도 있구요.  09시 55분
경사가 심하지 않은 돌계단을 또 오르면 송광굴목재에 도착하게 됩니다.
10시 15분

 

송광굴목재는 이정표도 있고 보리밥집을 경유해서 선암사로 내려가는 길도 있답니다. 저는 여기서 연산봉으로 올랐답니다. 연산봉을 오르는 길은 정말 밋밋한 능선 길이더군요 가다 보니까 숯가마터도 만나게 되더군요  10시 35분
좀 지나다 보면 지나온 길이 한 눈에 들어오더군요.
연산봉에 도착하니까 조계산이 육산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가 있더군요
조금 내려가면 연산봉 사거리에 도착하게 되는데 피아골을 통해서 송광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습니다.

 

그렇게 널따란 등로를 따라서 가다보면 이정표가 있는 장박골 삼거리도 지나게 되고 접치재에서 20여분 정도 가면 조계산 장군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12시 45분

 

조계산 장군봉에 도착하니까 북동쪽으로 광양의 백운산이 아주 선명하게 하늘에 마룻금을 긋더군요. 또 북서쪽으로는 무등산이 불쑥 솟구쳐 오르고 광양만도 저 멀리 보이더군요. 참 동쪽으로는 상사호도 눈앞에 있구요.

 

장군봉에서 선암사굴목재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있답니다.
배바위를 지나서 내려오니까 작은굴목재에 도착하게되고 상수리나무숲이 가득한 밋밋한 능선길을 따라서 오니까 선암사굴목재에 이르더군요 13시 45분

 

선암사굴목재에서 송광사 쪽으로 목계단을 내려오니까 운치가 있는 보리밥집이 나오더군요. 좋게 보이더군요 손님도 많고 파전에다 동동주 한 잔 먹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더군요 좋은 사람하고 오면 다음에 기약하기로 했지요.

 

또 다른 대피소를 지나 약간 오르다 보니까 다시 송광굴목재에 도착하게 되더군요. 여기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송광사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오전에 걷는 길하고는 또 다른 맛이 있더군요. 하산의 여유로움.....

 

3시 35분 승보사찰 송광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송광사를 둘러보는데 법정스님이 생각나더군요.
무소유, 오두막편지 등등....
갖고자 하는 사람의 본능, 집착....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두타행이란 말을 다시 한번 음미해봅니다.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까 4시 15분이 돼서야 송광사 주차장에 도착을 하게 되고 산행을 마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