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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줄기를 찾아서/전북의산 산행기

여유로운 이틀간의 발길 - 지리산 종주기

by 두타행 2012. 2. 9.

 

여유로운 이틀간의 발길 - 지리산 종주기


 

(성삼재 → 노고단 → 임걸령 → 삼도봉 → 화개재 →토끼봉 → 연하천대피소 → 형제봉 →

벽소령 → 덕평봉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대피소(1박) → 촛대봉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유일폭포 → 칼바위 →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 전북·전남·경남 -

 


☞  2009년 8월 23∼24일, 가을로 들어서는 화창한 날씨 그리고 친구와 둘이서.....
                               

☞  산행지 교통이용편【자가용 이용】
▲  갈 때 : 사는 곳에서 성삼재로
▲  올 때 :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서 사는 곳으로.....

 

☞  총 산행거리 및 산행시간
- 도상 : 약 35.2㎞, 산에서 밥 먹고 노닥거리는 시간 포함해서 첫 째 날은 12시간 40분 걷고

둘째 날은 8시간 40분 가량 걸었음

 

【지도】국립지리원발행 1:25000 지형도, 도엽명 : 덕동, 대성, 사리


 

▣  頭陀行의 지리산 나들이 
술좌석에서 친구한데 8월 23일날 지리산이나 가자고
그럼 종주하자고.....
뭐 종주가 됐던 아니면 가다가 도중하차하던 지간에 지리산이나 한번 댕겨오자고
좋아 그렇게 하지 뭐
혹시 모르니까 대피소는 예약해놓고......
그럼 준비물은
안 굶어죽을 만큼 양식과 간식 종류 있으면 되고 반찬은 김치하고 두세 가지 정도 준비하지 뭐
라면은 현지에서 조달하면 되고
그리고 불고기 얼려서 가져가고 술은 팩소주면 되고 코펠 두 개는 내가 준비하지
물병은 1ℓ짜리 한 개면 되고 옷은 여벌로 한 벌씩 챙기고 담요는 빌리면 되니까 뭐 필요한 것 또 있나

대충 된 것 같은데.......

 

 

지리산 걷기에 나서는 날.....
전날 바다낚시를 가서 배 멀미를 심하게 했다는 친구
컨디션이 안 좋을 터인데 04시 30분에 시간 맞춰 나오고 우리는 어둠이 걷히는 동안 성삼재로 향한다.
성이 다른 3명의 장수가 지켰다는 고개라하여 붙여진 성삼재,
도착한 시간이 06시 40분경, 사온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07시 30분이 다 돼서야 노고단으로 걸음을

옮기게 되고.....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하늘이 영 수상하다.
공단 직원께 오늘 비온다는 예보 있습니까
예, 10에서 30미리 온다고 하네요.
지리산에서 일출을 보려면 3代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는 事實, 그러면 지리산 산행도 마찬가지란 말인가
이 몸은 不德한 小生인데.....

어 빗방울 떨어지네 이거 전혀 도움이 안 되는군.
가지 뭐, 넘 많이 오면 도중에 탈출하고.....

 

 

지리산 神靈을 모시는 남악사가 있었는데 삼신할머니를 모시는 단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노고단.....
노고단에 올라서니 하늘이 개이는 것 같으면서 기압도 오르는 것 같다.
지리산에서 물맛이 제일 좋고 의적이나 도적들의 은거지였다는 임걸령 샘터, 임걸령 물맛은 언제나 변함이 없군.
10시 36분, 삼도봉에서 쉬어가자고
간식도 먹고 구운 계란도 먹고 하자고.....
삼도봉에 떼지어 들이닥치는 젊은 청춘들, 족히 50명은 넘어 보이고 일부는 배가 고픈지 생라면도 부셔먹고......

 

 

화개재로 내려서는 목계단
계단 숫자나 세어 볼까 에이 말자
11시 32분, 뱀사골로 내려설 수 있는 화개재
12시 14분, 지보등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토끼봉,
찌푸린 하늘은 완전히 맑게 개이고 다시 나타나는 젊은 청춘들(대학생들임), 젊음이 좋은가 보다.
교수와 같이 또 다른 학교와 연합산행을 하는 것 같은데
복장은 보통 츄리닝에다 운동화를 신은 학생들이 태반이며 더러는 집에서 쓰는 가방 그대로 거기에다

일부는 휴대용 가스렌지와 라면 주렁주렁 매달고 확실히 연식이 틀리니 활력이 넘쳐나고........
나 또한 그대들 또한 오늘만큼은 벅차고 힘들어도 어쩌면 아름다운 산이 있기에 또 아름다운 길이

있기에 모두가 아름다운 발길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라.
부지런히 오르는 젊은 청춘들의 발길을 먼저 보내고 우리는 점심을 챙겨서 먹는다.

 

 

14시, 연하천대피소, 얼큰한 라면냄새가 진동을 하고......
샘물이 있는 곳에서는 쉬어가자.
형제봉지나 벽소령가는 길은 다른 구간보다 많은 바윗길과 너덜 길....
산악마라톤 하는 분, 천왕봉 찍고 다시 성삼재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그럼 식사는 어떻게 합니까. 특별식으로 떡을 만들어서 먹는단다.

 

 

벽소령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16시 30분
삼각고지~명선봉~벽소령 일원을 피의 능선이라 부르는데 여순반란사건과 한국전쟁 당시 은신처였고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빗점골에서 최후를 맞이하기 전까지 이 일대를 무대로 활약하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라고......
햇볕이 좋아 벤치에 앉자 잠시 쉬니 20여분이 훌쩍 흘러가고.....
벽소령 지나 전화통화가 되는 지점에서 세석대피소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20시경에 도착할 것 같으니

양해 좀 해 달라고.....
금, 토요일 같았으면 어림없는 일인데 가능하단다.
오늘 바람은 하늘과 동화되어 완전히 가을 바람이라고.....
걸으면 덥고 앉아 쉬면 서늘하고 그래도 우리는 조망이 좋은 곳에서는 어김없이 노닥거리고.......

 

 

덕평봉에 당도하니 산아래 동네에는 어둠이, 반야봉 뒤로는 붉게 물들면서 초승달이 떠오르는데

벽소명월이 그립구나.
헤드랜턴에 의지하면서 칠선봉을 넘는데 이제는 배도 고파오고
낙남정맥 분기하는 영신봉을 넘으니 하룻밤 유숙할 세석의 불빛이 산중에 아른거리고......

 

 

20시 10분, 세석대피소에 다다른다.
대피소 입실 등록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서 저녁식사중인 산객들
곧 떨어질 것 같은 별들을 바라보며 불고기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데 21시에 소등한다는 소리.....

젠장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스산한 지리의 밤 소리를 뒤로하고 대열에 끼어서 침상에 눕는다.

 

 

다음날 아침......
집보다는 편안한 잠자리는 당연히 아닐테고.....
아침 일찍 출발할거 뭐 있냐는 친구의 말에 우리는 아침부터 늦장을 부려보고 아침을 먹고는 08시 50분이

돼서야 제일 늦게 세석을 떠난다.
오늘 날씨는 아주 좋고 촛대봉에서 보는 바래봉 능선과 남덕유산 조망이 아주 좋은 날이라고.....
또 오늘 보는 구절초, 쑥부쟁이, 동자꽃, 산오이풀 등 이틀간의 발길에 동반자가 되어주니 더더욱

아름답고......

 

 

지리 10경중 하나인 연하봉을 지나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11시 25분경,
장터목은 월요일이라 한산한 풍경......
사람 머무는 곳이면 우리도 머물렀다 가기로 한다고......
겨울풍경이 아름다운 제석봉을 지나 지리의 연봉중 제일 높은 1915, 천왕봉
지리산에 붙는 수식어는 늘
국립공원1호, 장쾌한 주능선, 사시사철 아름다운 산, 넓고 깊은 산, 또 분단으로 인해 민족의 슬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산,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고.....

 

 

장터목에 다시 돌아와 지리산에서 라면 한 번쯤은 안 먹으면 서운할 것 같아 오늘 점심은

햇반과  라면이라고.....
14시 30분경에 장터목을 출발하며 칼바위를 거쳐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게되고 시간도

어느덧 17시 30분......
이틀간의 지리여정,
苦行보다는 幸福하고 아름답고 또 여유로운 발길이었다고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캔맥주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진 설명]

▲ 골짜기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 저 산은 ........작은고리봉

▲ 1915를 배경으로

▲ 출발지

▲ 쑥부쟁이 맞는거야

미나리아재비과의 투구꽃, 초오라고도 한다고.......

▲ 잎을 보면 삽주같기도 한데............

▲ 미나리아재비과의 흰진교, 흰진범이라고도 한다고......

▲ 참취꽃

▲ 백운산도 잘 보이고.......

▲ 쥐손이풀과의 둥근이질풀, 풀 전체를 약용으로 사용한다고........

▲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 반야봉 그 뒤로 천왕봉

▲ 1915의 모습

▲ 산오이풀

▲ 제석봉의 하늘지킴이

▲ 대간 길은 저 멀리 이어간다.

▲ 구름 밑에 만복대와 바래봉이........

▲ 누가 봐도 만복대임을 알 수가 있다

▲ 사람이 머무는 곳 - 장터목대피소

▲ 촛대봉

▲ 삼봉산, 금대봉, 그 뒤로 백운산, 장안산 또 아득히 남덕유가........

▲ 가까워진 바래봉

▲ 세석을 감싸는 봉우리들..........

▲ 1915의 위용.....

▲ 벽소명월은 아니더라도..........

▲ 칠선봉

▲ 영신봉에서 흘러가는 줄기들........

▲ 저기를 위해 가는구나

▲ 아직은 한참 걸어야제

▲ 사람이 머무는 곳 - 연하천

▲ 토끼봉과 맞닿아 있는 하늘

▲ 동자꽃이여

▲ 뱀사골로 내려가는 화개재

▲ 계단 숫자나 세어볼까

▲ 三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