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술의 역사
술의 본래 말은 ‘수블/수불’이었다. 고려시대의 ‘계림유사(鷄林類事)’에는 수자, 조선시대 문헌에는 ‘수울’ 또는 ‘수을’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로 미루어 ‘수블’이 ‘수을’을 거쳐서 술로 변한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술의 한자적 기원을 보면, 주(酒)자의 옛 글자는 ‘닭, 서쪽, 익을’을 뜻하는 유(酉)이다. 유자는 밑이 뾰족한 항아리 상형문자에서 변천된 것으로 술의 침전물을 모으기 위해서 끝이 뾰족한 항아리에서 발효시켰던 것에서 유래했다. 그 후 유자가 다른 뜻으로 쓰이게 되어 삼수변이 붙게 된 것인데 옛 글자에는 삼수변이 오른쪽에 붙어있다. 보통 삼수변의 글자는 옥편에서 찾을 때 수(水) 부수를 보게 되지만 주(酒)자는 유(酉) 부수에 들어있다. 유(酉)는 ‘지지 유’, ‘익을 유’로 읽히는데 원래 술항아리를 상형한 것으로 술을 뜻한다.
오늘날에는 술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자가 들어 있는 글자들 중에는 애초에 술과 관련되었던 글자가 많다. 술을 뜻하는 유(酉)가 변으로 들어간 모든 한자는 발효에 관한 광범위한 식품명이다. 취(醉), 작(酌), 순(醇), 작(醋), 장(醬) 등이 그 예이다.
한국의 술 문화는 역사가 매우 깊다. 문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인 마한시대부터 한 해의 풍성한 수확과 복을 기원하며 맑은 곡주를 빚어 조상께 먼저 바치고 춤과 노래와 술 마시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 한국에서는 농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술을 빚어 마셨고 모든 행사에는 술이 애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건국 전설에도 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천제의 아들인 해모수가 능신 연못가에서 하백의 세 딸을 취하려 할 때 미리 술을 마련해 놓고 먹여 취하게 한 다음 수궁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세 처녀 중에 큰 딸인 유화와 인연을 맺어 주몽을 낳았다는 것이다. 또한 위지 고구려전에 ‘선장양’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고구려에서 술을 비롯한 발효제품이 많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당나라 풍류객들 사이에는 신라주가 알려졌다고 하는데 그 발효의 바탕은 누룩이었다. 누룩으로 술을 빚는 방법은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 술의 발달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삼국시대의 술은 발효원인 주국과 맥아로 빚어지는 주(酒)와 맥아로만 빚어지는 례(醴, 감주)의 두 가지였다. 이 가운데 내외에 널리 알려진 술은 ‘고려주’와 ‘신라주’이다. 이 술들은 중국 송나라에 알려져 문인들의 찬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삼국시대에 나라 이름을 앞세운 술이 있었던 데 비해서 고려시대에는 황금주, 백자주, 송주 등 술의 재료와 특성을 나타내는 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술의 이름은 조선시대 말까지 그대로 이어졌다고 한다. 더구나 고려시대에는 증류주가 유입되므로써 오늘날과 같은 한국의 술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고려시대에는 송나라와 원나라의 양조법이 도입되었고, 전래의 주류양조법이 발전되어 누룩의 종류나 주류 제품이 다양해졌다. ‘고려사’에 의하면, 고려 문종 때 왕이 마시는 술은 양온서를 두어 빚었는데 청주와 법주의 두 종류로 구분하여 질항아리에 넣고 명주로 봉하여 저장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현재까지 유명주로 꼽히는 술이 정착한 시대이다. 이 시기에 술은 고급화 추세를 보여 제조 원료도 멥쌀에서 찹쌀로 바뀌고 발효기술도 단담금에서 중양법으로 바뀌었다. 이때 명주로 꼽힌 것이 삼해주, 이화주, 부의주, 하향주, 춘주, 국화주 등이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지방주가 전성기를 맞았다. 지방마다 비전되는 술들이 맛과 멋을 내면서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에는 서울의 약산춘, 여산의 호산춘, 충청의 노산춘, 평안의 벽향주, 김천의 청명주 등이 명주로 손꼽혔다.
조선시대에는 적지 않은 외래주도 공존했다. 천축주, 미인주, 황주, 섬라주, 녹두주, 동양주, 금화주, 무술주, 계명주, 정향주 등이 이 시기에 유입된 외래주이다.
※ 자료출처 :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가져온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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