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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도우미/등산지식

[스크랩] 해빙기 산행법

by 두타행 2011. 5. 6.

해빙기 산행법
산 아래는 봄, 꼭대기에는 찬바람 쌩쌩~

 

 

땅에는 새싹이 돋고 꽃이 피며 지평선 너머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이렇듯 봄을 맞아 분주한 들녘과는 달리 산은 아직도 두꺼운 얼음과 눈이 덮인 겨울이다. 지난해 국립공원관리공단 통계를 살펴보면 겨울철 산악보다 봄철 사고가 25퍼센트 가량 많았다. 사고의 대부분이 봄을 부르는 '미녀'가 때론 '마녀'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얕잡아본 탓이다.

지난여름, 세석에서 실종 41시간만에 발견된 어린이는 평소 산과 관련된 지식을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전수 받아 위급한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판단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산은 그곳을 알고 철저히 준비하는 자에게만 그것을 즐기고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준다. 한낮엔 초여름처럼 덥다가도 해가 질 무렵엔 동장군의 위세를 떨치는 심술궂은 해빙기 산행의 유의점을 살펴보자.

해빙기는 말처럼 얼음이 녹는 시기이다. 하지만 얼음이 녹는다고 방심해서는 안될 일이다. 영상과 영하를 넘나드는 날씨 탓에 양지는 질퍽한 진창길이지만 음지쪽과 낙엽 쌓인 등산로는 얼음이 그대로 존재하며 지나가는 등산객의 발목을 낚아챌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음이 완전히 녹는 4월 말까진 스패츠와 크램폰을 항상 배낭에 넣어두는 것이 현명하다. 크램폰은 결빙구간 이외에도 진창에서 미끄러짐을 막아주고, 스패츠는 등산복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아준다.
해빙기는 일년 중 낙상, 낙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기간이다. 겨울이 추울수록 봄은 더 위험하다. 눈 등으로 습기를 머금은 흙은 겨울을 넘기면서 땅위로 부풀어오르며 이때 땅에 단단히 박혀있던 돌을 들어올려 마치 새로 심은 나무처럼 쉽게 뽑힐 수 있게 한다. 그래서 평소에 끄떡없던 돌부리가 약한 힘에도 쉽게 빠져 사고를 유발한다. 특히 턱진 부위의 돌부리는 밟지 않는 게 좋다.

 

 

▶  방풍 방수 보온의 챙겨 저체온증에 대비
   협곡을 지날 때는 낙석을 조심해야 한다. 바위틈을 비집고 들어간 물은 얼음이 되어 균열을 일으키는데 해빙기에는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며 그 틈이 자꾸 벌어져 어느 순간 추락하게 된다. 이럴 땐 '낙석' 이라고 소리쳐 주위 사람들에게 경고해줘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도심지의 따뜻한 날씨만 생각했다가 산에 올라 추위에 떨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물에 빠진 남자 주인공이 죽은 이유는 익사가 아니라 저체온증이다. 우리 몸은 항상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때론 열을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체가 저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더 이상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적정 범위 이하로 내려가는 데 이런 경우를 저체온증이라 한다. 특히 신체가 물과 접촉했을 때는 건조한 공기보다 냉각속도가 30배 이상 빨라 짧은 시간 안에 체온이 떨어져 위험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저체온증은 반드시 영하의 기온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영상의 기온이라도 장시간 비나 찬바람을 맞으면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바로 체감온도 때문인데 기온은 고도가 100m 상승할 때마다 0.6도씩 온도가 떨어진다.
또한 풍속 1m당 체감온도는 평균 1.6도씩 감소한다. 그래서 영상 10도의 평지에서 초속 5m의 바람이 부는 1000m 산을 올랐다고 가정하면 10-(1000/100X0.6)-(1.6X5)=-4도의 체감온도를 느끼게 된다. 영상의 기온이지만 체감온도는 영하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나 눈이라도 맞게 된다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인간은 체온이 2도만 내려가도 동작이 느려지고 오한이 오며 31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하면 뜨거운 음료수를 먹여서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젖은 옷을 벗기고 따뜻한 장소로 옮긴 후 담요나 침낭 등으로 보온을 해준다. 이때 불가에서 체온 회복을 하게 하는 경우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에 대비하려면 방풍, 방수, 보온이 되는 옷가지를 꼭 챙겨야 한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넣어간다면 더욱 좋다.
도심의 따뜻한 날씨만 생각하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그리고 방수 성능이 떨어지는 경등산화나 심지어 운동화를 신고 갈 경우 질퍽한 땅과 채 녹지 않은 신발에 젖어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으니 방수성능이 확실한 등산화를 착용하고 여분의 양말 정도는 챙기도록 한다.

 

 

▶  봄철 사고, 겨울보다 25퍼센트 많아
   해빙기의 산은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크다. 낮엔 초여름처럼 덥다가도 밤이 되면 빙점가지 떨어진다. 그래서 올라갈 땐 진창길이었던 곳이 내려올 땐 빙판길로 변해 있을 수 있다. 낮과 밤의 길 상황이 순식간에 뒤바뀌기 때문에 평소 자주 다닌 길이라도 야간에 랜턴 없이 산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일산행이라면 일몰 전 하산을 원칙으로 산행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산행계획대로 산행을 마치긴 힘든 일이다. 누군가 몸이 불편하거나 등산로가 붐비면 산행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빙판으로 변한 등산로 때문에 하산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랜턴을 꼭 챙기도록 한다.

산악사고는 때와 장소, 사람을 가지리 않는다. 평소 익숙한 코스에도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간단한 비상약품 조차 챙기지 않은 채 산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가벼운 부상에도 응급처치를 할 수 없어 119구조대를 부르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기본적인 구급약품은 챙겨가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겨우내 뚜렷했던 등산로도 봄이 되어 수풀이 자라나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땅마다 풀이 자라나는 속도가 틀려 길이 아닌 곳을 엉뚱하게 길로 착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갑자기 돌변한 악천후에 길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산행을 하기 전 항상 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고 기본적인 개념도 정도는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안전하다.

국립공원이 통제되는 봄에는 당일산행이 주류를 이룬다. 간편한 도시락을 많이 이용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거나 산행시간에 쫓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예상보다 산행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힘든 산행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체력저하가 빨리 오고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 이런 대를 대비해 고열량 제품인 육포나 초콜릿, 양갱, 사탕 등의 행동식이나 비상식을 준비한다.
이제 봄향기 가득한 산으로 떠나보자!

 

※ 글쓴이 : 전재완 기자, 월간<사람과산> 2006년 3월호에서

출처 : 보정산방
글쓴이 : 여수동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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