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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책속의 글

가을 단상 - 산꾼의 자격... (글, 사진, 한국의 산하 김성중 님)

by 두타행 2015. 10. 7.

 

가을 단상 - 산꾼의 자격...


오는 듯 하던 가을이 벌써 지나가고 있다.
가을이 지나간 인적이 드문 한적한 산길에는 낙엽이 쌓이고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다보면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가 보다....

 

 



산꾼이란 무엇일까
일, 즐기방면능숙한 사람 "꾼"이라 한다.
꾼이라 함은 "산을 능숙하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소리를 하는 사람을 소리꾼이라 하듯
산꾼은 속된 말이 아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기에는 이 만한 말이 없다.
산꾼에 대한 기준은 없다.
누구나 산꾼이 될 수 있지만 산꾼의 자격은 다를 수 있다.


 


산꾼의 자격은...
나는 산꾼이기를 거부해 왔다. 산꾼보다는 산을 즐기고 싶었다.
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꾸준히 머리에 떠 오르는 것은 산꾼의 자격이었다.


 



산꾼의 자격 중 첫째는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평탄한 길이 아닌 오르내리는 굴곡이 있는 산길은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계절에 따른 산행의 준비, 비상시의 대처 요령등 산행에 대한 지식등을 충분히 익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안전산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산행보다 생명이 중요하다.



산행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산행능력과 취향에 맞고
다녀와서 즐거울 수 있는 산행지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를 때 가능하다.

 



몇 산을 넘었느냐, 얼마나 빨리 걸었느냐는
그 사람의 취향이자 산행 능력일 뿐 산꾼과는 거리가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산을 많이 탄다고 해서
진정한 산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산의 깊이를 알고, 자연을 즐길 줄 알며,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신선한 정신, 그리고 모험과 용기,
소박한 산행에도 만족할 줄 알며,

우리가 진정 넘어야 할 산은 마음 속의 산,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즐길 줄 알 때
그들을 산꾼이라고 부르고 싶다.

 

2010년 11월 10일 사나사 산길을 걸으며....

 


가을 단상 - 산꾼의 자격

[201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