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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두타행의세상사는이야기

우리네 삶도 언제나 저 뜨거운 숯불만 같아라

by 두타행 2012. 3. 9.

 

우리네 삶도 언제나 저 뜨거운 숯불만 같아라.

 

이번 주에는 어느 산에 갈까 물어오는 친구에게

이번 주에는 산에 가지 말고

삼겹살 구어 먹을 준비나 해가지고 고로쇠 물도 마실겸

칡이나 캐러 갈까.

친구 왈

춥지 않을까.

지가 추우면 얼마나 춥겠어.

친구에게 물으니 좋다고 한다.

다음날,

다소 추운 날씨지만 고로쇠 물을 먹으로

우리들만이 알고 있는 장소로 향한다.

차를 몰고 비포장 길을 올라가는데

이게 뭐야 뜻밖의 암초를 만난다.

암초는 다름 아닌 간밤에 살짝 내린 눈,

빙판길로 변해버렸다.

올라가는 것은 무리다. 빠른 판단이 좋다.

이제 뭐하냐고 와이프들이 물어본다.

뭐하기는 삼겹살이나 구어먹지

심술궂게도 찬바람이 불지만 아늑한 곳에 자리 잡고

불쏘시개 될 만한 것들을 주워 다가 불을 피운다.

길 가는 사람들이 보면 이 엄동설한에 무슨 짓일꼬 하겠지만

우리들 나름대로 낭만이 있으니............

화로대 속에서 어느 정도 숯불이 만들어지고

그 다음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가는 고기,

술이 없으면 서운하겠지.

몇 잔을 들이키니 냇가 둑을 타고 들어온 찬바람이

소주와 혼합이 되어 식도를 타고 내려와 위장을 차디차게 만든다.

이것도 세상사는 일이라.

세상살이가 재미만 있으면 그만 아닌가.

우리들의 인생,

저 타오르는 불처럼

어느 때는 활활

어느 때는 매콤한 연기가 나서 눈물도 흘리고

또 곧 꺼지지 않을 것 같았던 열정도 있었고

그리고 풀무질을 해야 만이 나무가 잘 타는

그런 삶도 있었으니..........

우리네 삶도 언제나 저 뜨거운 숯불만 같아라.

벗이여.

보잘것없는 대화라도 이 엄동설한이면 어떠랴.

우리들의 얼굴은 차가운 술을 마셨고

마음은 뜨거운 불을 먹었다.


2012년 2월 25일

찬바람이 몰아치는 냇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