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乘(지승)

地乘은 군사요지인 일부의 관방처와 전국의 군현을 총 6책으로 나누어 그린 그림식 지도책으로 각 책의 크기는

세로×가로가 27.0×19.0cm이다. 1책에는 경기도, 2책에는 충청도, 3책에는 경상도, 4책에는 전라도, 5책에는

평안도와 황해도, 6책에는 함경도와 강원도가 수록되어 있다.

 

지도의 전반적인 구도와 내용이 본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경주도회[좌통지도]》(古4709-26),

《안동도회[좌통지도]》(古,4709-25), 《호서지도》(奎12155)의 일부, 《해동지도》(古大4709-41),

《광여도》(古,4790-68), 《여지도》(古4790-58)와 거의 비슷하여 동일 필사본 계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각 필사본 간에는 약간씩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 필사 계통을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호서지도》의 일부와 본 지도책, 《광여도》, 《여지도》에 수록된 각 군현 지도의 읍치에는 나머지 지도책과

비교해 훨씬 많은 건물이 그려져 있다. 그 중에서 《호서지도》의 일부가 건물의 배치까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본 지도책이 그 다음이며, 《광여도》와 《여지도》에서는 건물의 배치 관계를 이해하기

어렵게 표현하였다.

반면에 《경주도회[좌통지도]》, 《안동도회[좌통지도]》, 《해동지도》에서는 읍치의 건물을

객사와 동헌, 향교 3개만으로 표현한 것이 대부분이다. 읍치에 수록된 건물이라는 측면만 볼 때 《호서지도》의

일부가 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보이며, 그 다음이 본 지도책이다. 《광여도》와 《여지도》는 원본 계통을

필사하면서 건물의 배치 관계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3개 지도는 원본 계통에서 건물을 재편집하여 주로

객사와 동헌 및 향교 등 3개의 건물로 압축한 것으로 판단된다. 도로의 표시라는 측면에서 가장 자세한 것은 역시

《호서지도》의 일부로서 大·中·小로 나누어진 도로가 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다음으로 자세한 것은 《해동지도》인데, 大·中·小로 나누어져 표시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본 지도책에도 도로가 자세한 편이지만 大·中·小로 나누어진 것이 거의 없고 앞의 2개 지도책과 비교하여 볼 때

상당히 거칠게 표시되어 있다.

나머지 4개 지도에는 도로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 주기라는 측면에서 볼 때 본 지도에 수록된 것은 《광여도》와

《여지도》에 수록된 것과 거의 동일하여 상호 관련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나머지 지도책의 것은 서로 다르며,

《호서지도》의 일부에는 주기가 전혀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와 같은 기준을 통해 볼 때 본 지도 계통에서 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호서지도》의 일부이며, 본 지도책은 원본 계통을 축소하여 편집하는

과정에서 도로 등이 상당히 거칠게 필사된 것으로 보인다. 《광여도》와 《여지도》는 원본 계통을 필사하면서

건물의 표현 등을 재조정하였고, 도로는 일괄적으로 생략한 것으로 판단된다. 《해동지도》는 원본에서 읍치의

건물을 일괄적으로 재조정하였으며, 도로를 자세하게 표시했으나 大·中·小의 구분을 생략하는 변화를 주었다고

판단된다. 《경주도회[좌통지도]》와 《안동도회[좌통지도]》는 대부분 《해동지도》와 비슷하지만 도로를

생략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본 지도책의 필사 연대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1776년에 尼城과 楚山으로 명칭이

변경되는 충청도의 尼山과 평안도의 理山이 변경된 이후의 명칭으로 기록되어 있어 빨라도 1776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1787년에 신설되는 장진이나 1789년에 이동하는 수원의 읍치, 1795년에 始興으로 변경되는

경기도의 衿川, 1800년에 魯城과 利原으로 변경되는 충청도의 尼城과 함경도의 利城 등의 지명 변화가 본 지도책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이기봉)

 

 

▲  지승의 전라도 전주부편

 

 

▲  지승의 전라도 진안현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