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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도우미/등산지식

겨울산 산길 걷기

by 두타행 2011. 4. 13.

 

겨울산 산길 걷기

 

  

등산의 기본은 배낭을 메고 가파른 비탈을 오르내리는 일입니다. 산길 걷기에도 기술이나 요령이 필요합니다. 평지를 걷듯이 걸을 수는 없으니까요.

   걷기의 기본자세는 왼발을 내디딜 때에는 체중을 왼발에 싣고, 오른발을 내디딜 때에는 체중을 오른발로 옮기는 아주 쉽고 단조로운 것입니다.

 

발을 옮길 때 내딛는 발쪽으로 체중을 완전히 옮겨 주지 않으면 체중을 받치고 있는 발이 다리뼈로 곧장 서지 못하고 근육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발걸음을 옮길 때는 몸무게를 어중간하게 두지 말고 내딛는 발쪽으로 100% 확실하게 옮겨주세요.

   평지에서는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고 난 다음, 발다닥 전체로 체중을 싣고, 발다닥을 땅에 굴리듯 땅을 뒤로 가볍게 밀듯이 걷습니다.

 

걸을 때는 어깨의 힘을 빼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윗몸을 앞으로 조금 굽히고 무릎은 조금식 올리면서 천천히 내딛습니다. 굴곡이 심한 산길에서는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균형 잡기가 더 힘듭니다. 균형을 잘 잡기 위해서는 모든 관절을 부드럽게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무게 중심이 낮을 수록 균형을 잡기에 좋고 넘어질 위험도 적습니다.

 

산길 걷기에서는 페이스를 잘 지켜야 합니다. 초심자가 경험자와 함께 산행을 할 때, 초심자가 줄곧 앞장서다가 막판에 뒤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숨을 헐떡이고 땀을 뻘뻘흘리며 경험자들을 뒤쫒아 가다가 경험자가 쉬고 있는 곳에 겨우 닿으면 쉴 틈도 없이 다시 떠나 초심자만 골탕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초심자의 페이스가 깨졌기 때문입니다. 들더있는 기분과 급한 마음에 빨리 가려고 보폭을 넓힌 것이 상하 운동이 커져 쉽게 피로해진 것입니다. 경험자처럼 보폭을 적게 하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걷는 패이스가 피로를 덜 느끼게 합니다.

 

등산은 마라톤과 비교가 되기도 합니다. 종착지(하산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 힘을 어떻게 나누어 쓸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체 체력을 100%로 보았을 때 산을 오르면서 40%, 내려오면서 30% 정도 소모하고, 나머지 30%는 남겨두십시요.

   균형을 잘 잡고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걷는다 하여도 겨울산에서는 숨은 복병들이 많아 균형과 페이스가 쉽게 무너집니다. 나뭇가지나 나무조각, 나뭇잎, 잔돌, 굵은 모래, 물기, 이끼 등에 눈과 얼음이 더해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나는 것이 그것입니다.

 

낙엽 밑이 얼어 있으면 올를 대는 콧방아를, 내려올 때는 엉덩방아를 찧게 합니다. 얼어 붙은 맨 땅 위의 나무조각이나 굵은 모래를 잘못 밟으면 스케이트를 탄 것 같이 미끄러집니다.

 

겨울산에서 진흙도 균형과 패이스를 깨뜨리는 주범입니다. 양지에서는 물컹거려 미끄러지면 옷을 버리게 되고, 음지에서는 얼어 붙어 미끄러워 발길을 주춤거리게 합니다. 그러나 굵은 모래나 돌멩이, 나뭇가지가 얼음이나 눈에 반쯤 박혀 있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자동차 타이어의 체인처럼 유익한 경우도 있습니다.

 

4발 아이젠을 신고 걷다가 아이젠 발톱이 바지단이나 등산화 끈에 걸려 넘어지기도 합니다. 또 배낭이나 옷가지가 나무나 바위에 걸리는 순간 균형을 잃고 넘어지거나 추락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요즘은 등산인들의 안전을 위해 굵은 나일론(또는 마닐라삼) 로프나 쇠줄로 난간을 만들어 놓은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을 오르고 내릴 때도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눈과 얼음이 있는 철계단에서는 양손으로 난간을 잡고, 등산화 바닥을 발판에 모두 밀착시키고 상체를 앞으로 하고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쇠줄이나 로프 길이가 긴 경우에는 아래쪽 사람의 움직임 때문에 중간에 매달린 사람이 좌우로 흔들려 균형을 잃고 로프를 놓칠 수 있으므로 한 사람식 오르내려야 안전합니다. 쇠줄, 로프, 철계단 난간지대에서 빨리 가겠다고 혼자서 옆으로 빠져나가면 매우 위험합니다.

 

눈이 새로 내렸을 경우 바위와 바위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에 허공이 생겨 발을 헛디딜 수 있습니다. 눈이 새로 내렸다 해도 이전에 지나간 사람들의 표지기를 살펴보고, 눈 표면이 다소 내려앉은 부분을 밟으면 그 곳이 길일 확률이 높습니다. 눈길 하산시 빨리 내려올 수 있고, 순간적 재미를 볼 수 있는 히프스키는 정말 위험합니다. 이런 곳에서도 정석대로 두 발로 걸어 내려와야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