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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흔적 그리고 모습/두타행의물생활

첫 물생활

by 두타행 2017. 11. 3.


처음엔 물생활(물생활 : 수생생물을 기르는 행위, fishkeeping)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미니어항에다가 열대어(담수어) 몇 마리를 키우고 싶어서 바닥재는 모래, 염소중화제, 여과기는 수족관 주인장이 추천하는 측면여과기 그리고 인공수초, 물고기는 수마트라, 제브라다니오, 청고도비 등 몇 마리와 열대어 키우는데 필수품인 히터, 또 물고기 먹이를 사 가지고 집에 들어왔다.

미니어항을 본 와이프가 하는 말, 손바닥만 한 거기에다가 뭘 키우려고 작아도 너무 작단다. 어항을 바꾸잔다.

그래서 이번에는 와이프와 작은 딸래미와 셋이서 수족관으로 직행.....

한자는 넘고 한 자 반은 못되는 수족관으로 교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와이프의 말.

수족관을 가지고 집에 도착해서 수족관 주인장이 하라는 데로 실행에 옮긴다.

그런데 물고기를 키우려면 물잡기가 있다던데 방법을 알 수가 있나

에이 그냥 해보는 거지 뭐.

수족관 바닥에 모래를 깔고 수돗물을 직수로 수족관에 물을 채운다. 물 온도를 보니 너무 낮아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 부어주어 어느 정도 물 온도를 맞춘다.

그리고 측면여과기와 히터를 설치한 다음 인공수초도 보기 좋게 배치한다.

그런 다음 염소중화제를 적정량만큼 부어 준다.

수족관 주인장 왈, 물고기를 곧바로 수족관에 넣으면 쇼크가 올 수 있으니 물고기가 들어 있는 봉지채로 한 시간 정도 수족관에 담가 놨다가 물고기를 수족관에 넣어주란다(나중에 알고 보니 물맞댐)

수족관 주인장의 설명대로 착착 진행을 했다.

그 다음날 수족관 물이 뿌옇다.

왜 그럴까. 서서히 낳아지겠지 뭐.

(나중에 안 일이지만 수돗물을 바로 사용해서 백탁현상인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겠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며칠이 지나자 수족관 물은 점점 깨끗해지고 있었다.

백탁현상도 없어지고 물고기 배설물인 암모니아를 먹고사는 박테리아가 생성이 된 것인지 처음보다 물비린내가 많이 없어졌다.

물고기를 키울만한 것 같기에 수족관에 다시 들러 플래티와 구피, 체리새우 등 몇 마리를 다시 입식시켰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타깝게도 간혹 용궁으로 가는 녀석도 있었다.

뭔가는 좀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부라면 공부인 물생활에 대해서 노크를 하기 시작......

인터넷을 뒤적이고 여기저기 물생활 카페와 블로그를 방문하고 또 수족관 쥔장의 설명과 자문도 받고

그러자 이게 무슨 말인고 약간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물잡기, 수족관 크기, 수족관 물량 계산, 수족관 수질, 암모니아, 박테리아 질산염, 아질산염, 백탁현상, 여과기, 여과재, 에어레이션, 수초, 유목, 물고기 이름, 여과사이클, 물맞댐, 물갈이, 히터, 조명 등등 알 것 같은 단어들도 있고 영 감히 안 잡히는 단어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첫 단계로 별 효과가 없는 측면여과기부터 교체를 했다.

생물학적 여과력이 좋은 걸이식여과기와 스폰지여과기를 구입하고 난 다음 걸이식여과기에는 스폰지를 제거하고 대신 시포락스 여과재로 채워주고 2개의 여과기를 설치를 했다.

며칠이 지나자 물은 더 깨끗해 지고 약간의 비린내가 나던 물은 상쾌한 흙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모르고 심었던 인공수초도 제거하고 대신 음성수초로 바꾸어 주웠다.

그리고 얼마 후

드디어 구피 녀석이 새끼를 낳기 시작했다.

부화통에 새끼를 넣지 않으면 큰 녀석들이 다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부화통을 구입해서 살아남은 새끼들을 부화통에 격리시켰다.

뭔가 비좁고 빡빡해 보이는 수족관.

나중에 새끼들이 성어가 돼서 큰 녀석들과 합사를 시킨다면 아무래도 지금의 수족관은 작을 듯하다.

와이프와 난 좀 더 큰 수족관으로 바꾸기로 한다.

그리하여 갈아타는 수족관이 2자 광폭에(60cm×45cm×60cm) 올 디아망......

뭔 일을 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는 법......

수족관 쥔장이 어느 정도 수족관 레이아웃을 해준다.

바닥재는 소일로 하고 또 경계석으로는 청룡석으로, 앞부분은 흰색 샌드로 레이아웃을 한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보기 좋구만 그려.

와이프와 낑낑대고 들고 들어와 수족관 놓을 자리를 잡는다.

2자 광폭이면 물량이 대략 120리터 정도에 석조, 소일, 모래 등을 합하면 무게가 대략 120정도가 되지 않을까. 놓을 거실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여과기는 스폰지 여과기 쌍기 2개와 걸이식 여과기를 설치를 했다.

컴에서 보니 이 정도 여과기는 설치를 해줘야 한다고.....

수초와 모스를 심은 다음 수돗물을 직수로 채우고 염소중화제를 넣고 하루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 다음날 모든 성어와 새끼들 더 큰 집으로 이사.....

확실히 큰물에 노니 얘들이 활기 발랄하다.

간혹 네온테트라가 한 마리씩 용궁가는 것을 빼고는 다른 얘들은 잘 살고 몇 번의 환수를 거치니 어느 정도 물도 잡히는 것 같다.

3주의 시간이 흘렀다.

구피 새끼들도 쑥쑥 자라고 성어들과 함께 동숙하니 2자 광폭 수족관도 비좁게 보여진다.

어느덧 내 마음은 발동이 시작되었다. 내 나름대로 수족관 레이아웃을 하고 싶고 3자 광폭으로 가냐 아니면 4자 광폭으로 가냐 결정만 남은 것이다.

다만 문제는 4자 광폭으로 갔을 때 놓는 자리다. 자그마치 길이가 120센티미터이다.

3자 광폭은 2자 광폭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 같고 결국은 4자 광폭으로 갈아타기로 한다.

배우기 위해서는 투자를 한다고는 하지만 불과 23개월 만에 1자에서 2자 광폭, 또 다시 4자 광폭.....

핑계를 대자면 주말 등산을 제외하고 물생활이라는 또 다른 취미를 확보하는 것이다.

집안 환경에도 좋고 마음 안정에도 좋고 여러모로 굿이다.

대충 가격을 알아보고 수족관 샵을 찾았다.

4자 광폭에 두께를 10T짜리로 하면은 간혹 배불림 현상이 있다고 해서 12T, 올 디아망으로 긁는다.

축양장은 원목 축양장으로 고맙게도 이것은 와이프가 긁는다.

물건은 1주일 후에 도착한단다. 휴가기간에 레이아웃을 하려고 시간을 맞췄다.

드뎌 1주일 후 수족관이 집에 온다는 사장님의 전화, 나와 사장님과 둘이 드는데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물을 240리터나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니 낑낑대고 들 정도이다. 들다가 놓치면 아작 나는 날이다.

10T12T짜리는 무게부터가 확 틀리다는 사장님의 말씀......

이제는 레이아웃 용품 구입할 차례, 만만치 않은 돈.......

아마존 외부여과기(45자용) 14만원,

시포락스 여과제 28천원(여과재는 총 8리터가 필요함)

수석 청룡석 42천원, 목화석 25천원,

소일노멀 9리터 27만원

소일파우더 3리터 23만원,

샌드 218천원,

LED4자짜리 10만원

유목 4만원,

히터 15천원

모두 합이 508천원, 헉헉......으메 어쩌겠는가. 나 좋다고 하는 일인데......

그 외 몇 가지는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시고 부족한 용품은 기존 수족관에서 쓰던 용품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꼴꼴나게 그린 설계도면, 그래도 도면 아닌가. 도면을 바탕으로 레이아웃 작업에 들어간다.

정해놓은 자리에 축양장을 옮기고 와이프와 큰딸래미 3명이 겨우 들어 수족관을 올려놓으니 벌써부터 그럴싸하다.

어디한번 레이아웃 시작해볼까.

제일 먼저 도면에 따라서 소일을 약간 깔고 그 위에 초기 바닥비료를 조금 깐다(바닥비료 너무 많이 뿌리면 이끼 폭탄 맞는다는 물생활 고수님들의 말씀 때문)

그리고 좌측과 우측을 나눠서 작은 청룡석으로 경계를 짓는다. 그 다음 나눠진 좌측과 우측에 세팅하기 좋게 적당한 두께로 소일을 깐다(수초를 심어야 하니 소일을 좀 두껍게 깔아야 한다)

그런 다음 가운데 부분과 앞부분 조금은 흰색 샌드로 레이아웃을 한다.

이제는 석조물을 놓는다.

좌측은 청룡석으로 구상한 산의 형태를 만들고 우측은 밋밋할지 모르지만 목화석을 세워서 세팅을 한다.

경계를 구분 짓는 곳 좌측에는 미리 작업해 놓은 물미역을 감은 돌을 놓고 그리고 우측에는 모스를 감은 돌을 놓는다.

이번에는 수초를 심는다.

후경수초로 4가지 정도를 심었는데 이름이 뭐더라 가물가물.......

가운데에는 미크로소리움을 감은 유목을 배치하고 돌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노치도메도 몇 촉 심는다.

전경으로는 사지타리아와 크립토코리네 팔바 수초로 심어 놓으니 레이아웃이 대충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이제는 외부여과기만 설치하는 것 만 남았다. 외부여과기에 여과제를 넣은 다음 호스를 연결하고 입수구와 출수구를 수족관 적당한 위치에 설치한다.

끝으로 수족관에 물을 채운다. 수돗물을 직수로 채우는데 곧바로 넣으면 레이아웃한 소일과 샌드가 패이기 때문에 밑에는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비닐을 깔고 물을 채운다.

직수로 받은 수돗물이라 염소중화제를 적당량 넣고 여과기를 작동시키고 하루가 지난 다음 녀석들을 입주시킨다.

소일과 샌드를 나눠서 적당한 두께로 깔고 그 위에 석조물을 설치하고 또 전경, 후경 수초를 적당한 자리에 심고 유목에 모스와 물미역 모스를 붙이고 나름대로 처음 도전해본 4자짜리 레이아웃이다. 하루 반 걸렸다. 처음이라 그런지 구도가 잘 안 잡히고 뭔가는 많이 부족하다.